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7일 대회 첫 입국 나라인 프랑스 선수단을 비롯해 캐나다, 네델란드, 스페인, 튀니지 등이 무주에 도착했다. 이번 대회는 북한 태권도시범단과 세계 183개국 1,768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세계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한국과 전북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기회로도 주목받고 있다. 박재천(전주세계소리축제집행위원장)총감독은 “이번 대회는 세계 최대 규모 태권도 경기이자 최대 규모의 태권도 축제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총 감독의 역할을 설명해주세요.
  ▲먼저 (전주세계소리축제집행위원장으로서)바람을 피우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웃음) 이번 대회는 태권도 성지 무주에서 열리는 최초의 세계대회입니다. 대규모 시설을 갖춘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리나라와 태권도의 정신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예술 행사의 필요성 때문에 제가 총감독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 4년간 소리축제를 통해서 전북의 많은 예술 시스템과 아카이브를 경험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구요. 제가 맡은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개막식을 잘 치루는 일입니다. 개막식은 개막공연, 선수단 입장을 포함한 공식 개막 행사, 북한 ITF(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과 WTF(세계태권도연맹)시범단 시범 등 크게 4개 파트로 진행됩니다.
  -세계 태권도대회에서 전북의 색깔을 담을 개막공연의 방향은?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전북 문화예술의 자긍심을 보여주면서 그것과 태권도의 정신적인 가치가 결국은 같은 맥락이라는 점을 개막공연의 컨셉으로 잡았어요. 개막공연에 등장하는 예술인이 대략 500명인데 대부분이 전북 예술인들입니다. 도내 대학생, 전주예고 학생 판소리합창단 전원하고 전북대학교 판소리전공 학생들 50명, 또 널마루 무용단 40명, 전주기접놀이 팀 60명이 출연합니다. CBS합창단 60명, 그리고 또 전북 도립 청소년 국악관현악단 60명이 참여합니다. 아쉬운 점은 당초 공연에 참여할 태권도 시범단이 전주우석대학교에서 원주 1군 사령부 시범단으로 교체된 점입니다.
 

- 개막공연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개막공연은 판소리, 풍물, 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공연의 큰 흐름은 대략 5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부는 축원입니다. 생존을 위해 자연적으로 발생한 고대 맨손무예와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보여주며 대회성공을 기원하는 소리와 몸짓을 담았습니다. 바람소리, 종소리, 물소리가 퍼지는 대자연속에 비나리와 무용수의 축원이 펼쳐집니다.
  2부는 전북 태권도와 겨루기의 역사를 보여 줍니다. 태권도 역사의 시작이 왜 전북인가를 조사하다보니 승자를 결정하는 태권도 경기가 생겨난 계기가 1963년 경 전주와 군산의 아마추어 태권도 단체들이 재미삼아 시작한 일로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태권도가 호구를 사용하는 스포츠 경기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그 역사를 예술 작품을 보여줍니다.
  3부에서는 태권도가 세계로 퍼지게 된 계기를 강조했습니다. 태권도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시범종목으로 채택되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었습니다. 현대와 전통무용으로 그 과정을 풀어냈습다.
  그 다음이 대결입니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승부의 세계는 아닙니다. 태권도 시범단 60명과 설장고 60명이 같이 무대에 올라 정신적인 대결과 화합을 보여줍니다. 태권도 품새와 설장고 가락의 현란함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십시요. 몸으로 보여지는 가장 예술적인 것과 태권도의 정신적인 것이 만나는 멋진 장면입니다.
  마지막 5부 마지막 대목은 위로입니다. 승부를 가르기 위해서 대회에 참가 했지만 이기고 지는 것에 모든 의미를 걸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태권도란 정신적인 운동으로 수련과 경기를 통해 스스로 성숙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패배에 굴하지 않는 자세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한고비 한고비 아리랑의 고개를 넘어가는 우리의 정서와 맞닿아 있습니다. 90명의 합창단이 180여 개 국에서 보내준 그네들의 영상을 배경으로 우리 아리랑을 부르는 것으로 개막공연 끝을 맺습니다.
 

-그 밖의 문화행사는?
  ▲개막일에서부터 31일까지 야외공연장에 버스킹 공연과 여러 체험행사가 펼쳐집니다. 매일 태권도 경기장 안에서는 경기 사이사이에 짧은 우리 전통공연과 현대 공연이 계속 이루어지고 야외에서는 점심과 저녁 식사시간 때 전북의 많은 젊은 친구들이 등장하는 국악 공연들이 이루어집니다. 저녁 9시에는 해외선수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월드뮤직 전용 스테이지가 만들어져 한국에서 해외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그룹이 매일 3팀씩 공연합니다. 많은 분들이 태권도원을 방문해서 멋진 승부의 세계와 우리의 전통공연, 음식들이 다 체험할 수 있는 태권도 축제를 즐기시길 희망합니다.
  특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들은 대부분 1주일 내내 무주에 상주합니다. 대회가 체급별로 경기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에 특정 체급이 탈락했어도 다른 체급 일정 때문에 머무르게 됩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매일 무주에서 ‘복닥’거리고 있는 거죠. 그 시간을 활용을 해서 우리 전북의, 한국의 전통 예술과 음식들, 이런 것들을 홍보하는 의의도 있습니다.
  -폐막공연에 총감독도 출연하시나요.
  ▲네, 폐막공연은 실내에서 진행됩니다. 안숙선, 김창만, 김영길 등 명인 선생님들과 그리고 재즈 피아노 미연이 저와 함께 슈퍼세션 공연을 펼칩니다. 다섯 명의 레전드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바깥으로 나오면 무진장 풍물단연합의 대동놀이가 이뤄지고 불꽃놀이와 더불어서 전통 막걸리 파티로 흥겨운 폐막식을 연출합니다.
  -준비하시는 과정의 소회가 있다면?
  ▲총감독으로 내정된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동안 대한태권도협회, WTF, 국기원 등과 전북의 태권도인을 많이 만났습니다. 대회에 대한 각자 해석이 다르고 각자의 이해도 많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태권도 대회 경기로만 볼 거냐, 아니면 문화예술 축제로 볼 거냐에 대한 관점의 문제가 좀 있었죠. 하지만 승부를 가리는 대회인 만큼 모든 문화행사는 ‘경기에 지장을 줘서 안된다’는 대명제 아래 계획했습니다. 태권도 성지인 태권도원을 알리고 무주라는 작은 도시, 우리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선보이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소리축제의 인프라가 큰 힘이 됐고 이번 대회를 통해 또 다른 인프라가 생겨나면 소리축제에도 반영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24일부터 일주간 무주에서 열리는 대회에 도민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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