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동안 경상북도 마을 63곳을 매주 탐방한 이동순 시인이 고단하고 힘겹게 살아 온 민초들의 사연을 온몸으로 끌어안았다.

열여섯 번째 시집 <마을 올레>를 통해서다. 모악 시인선 여섯 번째인 책은 대구 KBS TV 기획프로 금요방송 ‘마을 올레’ 진행자로 매주 마을 탐방을 하면서 시작됐다. 말로만 듣던 텅 빈, 노약자들만 남아있는 농촌을 마주했고 마을회관에 모여 그들과 가슴 속 이야기를 나눴다.

밥이라도 한 끼 나눈 날에는 장구와 아코디언으로 모꼬지를 가졌다. 눈물과 웃음이 뒤범벅된 그들의 사연은 자연스레 스며들었고 글 쓰는 이답게 글로 풀어냈다. 방송을 마치고 지쳐 돌아오는 저녁시간 차량 뒷좌석에서 그 날 시작의 밑그림을 그렸고 편수가 늘어감에 따라 기쁨과 행복감이 넘쳐났다고.

삶의 이면 침묵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특유의 섬세한 시선과 조곤조곤한 언어로 담백하게 그린 58편.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낯선 그곳은 차마 말하지 못했을 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상황들로 우리를 이끈다.

경북 김천 출생으로 경북대 국문학과 및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현대문학사를 공부,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현재 영남대 명예교수와 계명문화대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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