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영두 전북교총 회장
아내와 남편, 즉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 생각하여 서로 사랑하고 기氣를 살려주는 사이가 되면 행복이 넘쳐납니다. 서로가 사랑하는 영원한 애인으로 생각하며 항상 든든한 그늘이 되어준다면 그보다 더 멋진 사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서로가 원수가 된 양 하루도 거르지 않고 미워하고 의심해서 싸움의 소리가 그치지 않은 부부는 불만과 짜증으로 편안한 날이 없습니다. 처음 만나 죽고 못 살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옆에 서 있는 것조차 짜증을 내는 위험천만의 가정이 있습니다. 처음 만날 때는 “너 없이는 못 살아!”하며 열정을 다 쏟다가 몇 년 살며 장단점을 알다보면 “너 땜에 못 살아!”로 변하여 상극관계가 되어짐을 흔히 봅니다.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부부는 만남에 의해서 형성된 무촌無寸 사이입니다. 두 사이는 서로의 특징을 얼마나 수용하고 이해하는가에 따라 금실이 결정된다 하겠습니다. 천차만별의 성격과 삶의 깨우침의 정도, 각기 다른 인생관과 철학 등에 따라 부부 사이에도 다양한 특징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 특징 중 우선 아내의 유형을 분석해 봅니다.
첫째 유형은 ‘남편을 처참하게 대하는 아내’로, 주도권을 쥐고 남편 약점을 찾아내 입만 열면 비난하고 퉁명과 짜증으로 남편을 무시합니다. 참 죽을 맛이죠. 둘째는 ‘도둑과 같은 아내’로 남편은 죽어라 벌어다 줘도 어디다 쓰는지 살림만 점점 축내는 아내입니다. 방법이 없지요. 셋째는 ‘주인 같은 아내’로 자신의 미모만 믿거나 자녀를 볼모삼아 남편을 종처럼 부려 먹습니다. 황당합니다. 넷째는 ‘어머니 같은 아내’로 남편에게 너그럽고 자상하며 챙기는 자세로 남편을 즐겁게 합니다. 다섯째는 ‘누이동생 같은 아내’로 애교와 응석을 부리듯 남편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여섯째는 ‘친구 같은 아내’로 부담이 없고 편안한 친구 맞이하듯 남편을 맞이하는 따뜻한 아내입니다. 일곱째는 ‘종 같은 아내’로 알아서 챙겨주고 정성과 웃음으로 편안함을 주는 아내입니다.
이를 보면 넷째 유형부터는 참 고마운 아내입니다. 살맛이 나는 아내 유형입니다. 이처럼 똑같은 아내라도 남편의 기를 살리는 아내가 있는 반면 깎아내리는 아내가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남자는 세상을 정복하지만 그 남자를 정복하는 존재는 여성이다. 세상을 정복한 남자라 할지라도 지혜롭고 현명한 여성 품에서 평안을 얻는다.”고 말입니다.
남자 역시 아내 앞에서 하는 행동에 따라 분류해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애처가愛妻家’, 아내를 너무도 좋아하는 ‘호처가好妻家’, 아내가 같이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황송해하는 ‘황처가惶妻家’, 아내에게 매일 맞고 살아서 가끔씩 정신이 온전치 못한 ‘광처가狂妻家’,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는 ‘종처가從妻家’, 아내를 보면 깜짝깜짝 놀라 경기를 일으키는 ‘경처가驚妻家’, 아내를 보면 학질 걸린 듯 벌벌 떠는 ‘학처가虐妻家’, 아내한테 잘못 걸리면 황천 갈지도 모르는 공포 속에서 사는 ‘황처가皇妻家’, 아내가 기침만 해도 숨을 곳을 찾는 ‘혈처가穴妻家’, 아내를 보면 등골이 오싹오싹하고 땀이 나는 ‘한처가寒妻家’ 등입니다.
애처가가 한처가로 전락되는 과정은 세월 속에서 이루어지는 마치 요술과 같은 것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결혼 초에 당당했던 남편 중 50줄 되면 아내 이겨먹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니 특히 남편들은 아무쪼록 건강을 바탕으로 경제능력을 유지하고 인품도 높이고 현명한 행동을 보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여성은 남성 호르몬이, 남성은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합니다. 생리적으로도 나이가 들수록 남편들의 목소리나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사실을 인지해서 각자 생존전략(?)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사, 인간사의 중심은 어찌했든 가정입니다. 가정의 중심은 부부이며, 부부의 중심은 사랑입니다. 부부사랑은 한 순간에 타올랐다 사그라지는 불꽃같은 사랑이 아니라, 은근한 온기가 오래오래 이어지는 군불 같은 사랑이라 합니다. 손을 잡고, 얼굴을 맞대고,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 속에 군불 같은 사랑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