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빚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대출잔액이 270조1천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출혈경쟁에 따른 소득 감소로 폐업에 직면한 전북지역 영세자영업자들의 몰락이 가계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609조4천억 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2조8천원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270조1천억 원으로 한 달 사이 무려 2조원이나 늘었다. 특히 올 1월 전북지역의 가계대출잔액은 영세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해 22조27억 원이 넘어 대출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국 자영업자대출의 월간 증가액을 보면 3월 1조9천억 원, 4월 2조2천억 원 등 매월 2조원 안팎의 증가폭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민간소비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음식점 등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계속 빚만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미 포화상태인 자영업 시장에서 수익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 자구책으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인건비, 임대료 등 운영경비를 마련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자영업자들은 임금 근로자보다 소득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창업과 폐업도 빈번해 안정적인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폐업시 사업자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 탓에 ‘폐업’카드조차 함부로 쓸 수 없어 빚만 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대출은 명목상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되지만, 자영업자 모두 개인이기 때문에 사실상 가계가 상환해야 할 빚이다. 은행권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빌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에 더해 창업을 위해 받은 대출까지 짊어진 상황에서 매출하락과 대출금리 상승은 자영업자들의 급격한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도내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도내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위해 제2금융권 등으로 몰리면서 비싼 이자를 내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불황 속에서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생계까지 위협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도내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건전하게 성장, 발전할 수 있는 맞춤형 대출 등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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