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광주전남이 호남을 대표하는 것 아니냐는 전북민심의 우려와 대규모 촛불혁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이 패배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당 도당은 6일 도의회 세미나실에서 전정희 위원장과 중앙당 평가위원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대선을 돌아보며 민심회복 찾기에 나서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민의당이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에 갇혀 전국을 상대로 표 확장에 막혔고, 광주전남 중심의 호남에서 전북 차별에 대한 지역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그동안 깃발만 꽂아도 당선됐던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난 이후 호남 맹주에 안주했을 뿐 아니라 전북민심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총선 ‘전북정치 복원’대 대선 ‘전북독자권역’=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전북정치 복원과 호남정치 부활을 내세우며 녹색바람을 일으켰다. 도내에서 전북정치 복원은 기존 정치권을 뒤흔드는 촉매제가 됐다. 전북정치 복원은 도민들의 마음을 정확히 꽤 뚫었고, 도내 유권자들은 표로 화답했다.
국민의당은 승리이후 지난해 예산과정까지 전북정치 복원의 자세를 보여주는 듯 했다. 전북정치 복원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당이 주장했던 전북퍼스트와 일맥상통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전북정치 복원 구호를 선점했으면서도 전북도민이 원하는 호남 속 전북차별을 바로잡는 것을 놓쳤다. 전북정치 복원에 낙후전북 탈피에 대한 미래비전을 담은 로드맵을 만들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도가 추진했던 전북 몫 찾기를 확대해 인사와 예산 등에서 전북독자권역을 제시했다. 광주전남과 달리한 전북독자권역은 전북표심을 정확히 꽤 뚫었다.
특히 국민의당이 결정적으로 실기한 것은 이날 최동성 전북교수가 밝힌 것처럼 박지원 전 대표가 ‘전북 몫 찾기’를 지역이기주의로 치부하면서 지역민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최 교수는 “전북독자권역과 전북 몫 찾기는 전북이 정당하게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평소의 지극히 간단한 (전북)민심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박 대표를 비롯한 광주전남 출신 당 지도부는 이를 소지역주의로 보면서 민심을 등지게 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은 이후 전북퍼스트를 들고 나왔지만 민심을 파고드는데 한계가 있었다.

△전북에 대한 진정성=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차이는 전북유세에서 확연히 갈렸다.
문재인 후보보다 먼저 전북을 찾아 유세에 나선 안철수 후보는 전북 유권자들이 원하는 공약 등을 정확히 어필하지 못했다. 당시 안 후보는 전북보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유세에 공을 들였다.
이와 달리 문 후보는 전북 유세에서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며 새만금 등 전북 주요현안을 공약에 포함시키며 안 후보와의 차별화를 했다. 안 후보가 전북을 호남으로 묶으려 했던 것과 달리 문 후보는 전북을 광주전남과 분리한 것이다.
특히 전북공약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국민의당은 새만금 4차 산업혁명 전략기지화 등 전북 5대 미래 프로젝트에 불과했지만 민주당은 농생명, 혁신도시, 새만금, 군산조선소 등 지역현안 등을 공약화 했다.
박진만 유세지원단장은 “민주당 공약은 전북도와 도내 지자체의 현안을 충분히 반영한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국민의당은 선언적 의미 등 유권자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제3당 재건 가능하다=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국민의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난 총선처럼 녹색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박지만 유세지원단장은 “향후 당 대표 선출이 매우 중요하다. 여야 모두가 필요로 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견제자로서의 역할과 정책 입법을 통한 당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여야가 필요로 하는 존재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존재(정당)로 거듭나면 지지도 반전하게 된다”며 “많은 도민들로부터 기대를 다시 얻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최동성 교수는 “한시적인 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대선평가나 혁신작업을 추진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며 “새 지도부가 하루 빨리 구성돼 새로 창당하는 각오로 대안정당의 면모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진숙 처장은 “참석자분들의 냉정한 평가를 보면서 당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당 전북도당은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여러 평가를 토대로 당을 재정비하고 혁신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장병운기자·argus@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