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가 ‘가야역사유적지구’(가칭)를 오는 2020년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도록 하겠다고 7일 밝혔다.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 1981년 광주와 대구를 잇는 88고속도로 공사가 추진되면서 남원 월산리 가야계 고총에 대한 발굴이 이뤄졌다. 당시 대부분의 고고학자들은 마한과 백제의 영역일 것으로 추정했으나, 조사 결과 ‘가야’ 유적지로 밝혀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가야사 연구의 권위자인 군산대 곽장근 교수는 전북 동부권에 가야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했던 세력이 존재했으며, 그 주체는 운봉고원을 중심으로 발달한 ‘기문국’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경남권에 국한됐던 가야의 흔적이 전북 동부지역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남원 월산리 고분군’은 역사적인 장소로 관심을 끌었다.

이후 2010년 ‘월산리 고분군’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가 진행돼 M5분에서 중국계 청자인 계수호(鷄首壺)가 모습을 드러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계수호’는 백제 왕의 주요 하사품으로 알려진 최상급 위세품의 하나로, 이전에는 익산 입점리와 공주 수촌리, 천안 용정리, 서산 부장리 등 백제의 영역에서만 발굴됐다. 또한 신라의 천마총과 황남대총 출토품과 흡사한 ‘철제초두(鐵劑鐎斗)’를 비롯해 금제 귀걸이, 갑옷과 투구, 기꽂이 등 가야계 위신재들도 함께 발견됐다.

월산리에서 동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락리의 40여기 가야계 고총에서도 무령왕릉 수대경과 비슷한 청동거울과 금동신발, 철촉다발, 말뼈, 토기 40여점, 철기 100여점 등 다수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는 당시 막강한 세력을 이루었던 가야계의 국가, 즉 ‘기문국’이 운봉고원에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지표조사 결과로 밝혀진 운봉고원 일대 35개소의 제철유적은 기문국의 근거를 더욱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철의 왕국’이라고 불렸던 가야의 철이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해답은 바로 운봉고원의 제철유적에서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남원시와 장수군은 고분과 산성, 봉수, 제철유적을 기반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김해시와 고령군, 함안군은 지난 2013년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린 상태다.

남원시 관계자는 “많은 양질의 유물이 출토된 남원 유곡리 및 두락리 고분군을 중심유적으로 오는 2020년까지 ‘가야역사유적지구(가칭)’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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