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와 구도심을 오롯이 간직한 아날로그 도시 군산을 저마다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문화공동체감이 주관하는 ‘2017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레지던시 지역읽기 프로그램-군산기행’이 지난 7일부터 30일까지 여인숙에서 열리고 있다.

역사 그리고 사회문화적 의미가 있는 군산을 깊이 있게 사유하고 여러 담론을 끌어낼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 군산은 경제개발로 구도심이 밀려나고 신도시와 계획도시가 생겨나는 오늘날, 고도와 구도심을 원형 그대로 간직한 곳이고 입주작가들은 이를 다양한 기법으로 가시화한다.

박정경 작가는 매일 새로운, 사랑하는 임과 같은 군산의 풍경을 담았다. 사라지는 것들을 사진에 담고 드로잉으로 담아낸 다음 한데 모았다. 그는 “매일 변하는 군산의 모습을 바라보고 받아들일 뿐 지나가는 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인한 작가는 군산 영화시장이 마주해 온 시간과 역사들을 ‘무겁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거치면서 겪었을 거대하고 많은 일들을 가늠해보고, 그 감정을 영상과 사진에 내려놨다.

그는 “시장을 가득 메운 상인들의 기억과 그들만이 체화하고 있는 시간, 여러 ‘하꼬방’을 합쳐 지은 집들, 시장 골목의 가스통들, 골목의 어둠, 창이 없음에도 기어이 스며들어오는 빛까지 자신의 지분을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시적인 것들과 비가시적인 것들 사이 그것들의 존재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게 군산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의 근간”이라고 밝혔다.

 서진옥 여인숙 큐레이터는 “지역읽기를 통해 지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은 또 다른 지역 문화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라며 “다양한 시선으로 군산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작품 속에 사는 사람과 사람에 대해 주목해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전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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