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전라북도립미술관 관장직을 채용공고한 가운데 지역 미술인들이 신임 관장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미술관이 전북을 대표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미술관 업무를 총괄하는 수장의 역할과 가치관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본적인 요건만 갖춘다면 출신이나 학력은 중요치 않으며 소통과 지역을 중요시 여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 관장의 1년 연장계약이 8월 27일 마무리됨에 따라 현 관장은 총 3년 임용으로 계약을 완료하고. 신임 관장을 모집한다. 임기는 2년(업무실적에 따라 총 5년 범위 내에서 연장계약 가능)이며 업무는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및 조정, 전북미술 발전과 미술관 위상 제고를 위한 전략개발이다.

원서접수기간은 27일부터 8월 2일 오후 6시까지고 접수 장소(방문)는 전라북도청 총무과 고시팀이다. 시험은 서류와 면접 2차로 실시하며 최종합격자는 8월초 발표한다. 063-280-4219.

이와 관련해 지역 미술인들이 새로운 전북도립미술관장에 대한 의견들을 밝혔다. 그들은 미술관이 개관 13년을 맞았음에도 정체성이나 대표 프로그램을 가지지 못한 건 관장에 따라 달라져서라고 진단했다. 큰 그림을 그리지 않은 채 관장들의 관심사에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일관성을 잃은 것.

때문에 전북도립미술관은 인사와 상관없이 지역 공공미술관으로서 몫을 다하는 한편 특유의 색깔을 갖는 곳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구체적으로는 대부분이 공감하는 방향을 정하고 수장이 없어도 가능한 실무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신임 관장에게 바라는 1순위는 소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미술인, 지역 문화예술 관계자, 도민, 외부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의견에 귀 기울일 때 개인의 한계를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고 많은 이들이 원하는 걸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복수의 미술인들은 “미술관이 지금껏 잘한 것도 있지만 아쉬운 것도 있다. 왜 이걸 하는 지,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됐는지 밖에선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처음엔 실망하다가 언제부턴가는 관심을 안 갖게 되더라. 관장이 바뀐다 한들 달라지는 게 있을까란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럼에도 잘 되길 바란다. 뭘 하든 여러 입장을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달라. 자문회의 같은 공식창구도 좋고 직접 발품을 파는 것도 좋다. 외국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문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며 “미술관으로서는 지역 상황이나 정서, 원하는 것들을 파악할 수 있고 그것들이 반영된다면 사람들은 호응할 거다. 호응까진 아니더라도 미술관의 취지는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역성에 집중해 줄 것을 제안했다. 수많은 국내외 공공미술관 중 전북도립미술관이 차별화될 수 있는 건 전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들은 “모두가 유명한 대형 미술관이 될 순 없다. 지역에 있는 공공미술관은 지역사회와 지역의 특성을 미술관 정체성으로 부각하는 이들을 해 나가야 한다”면서 “전북도립에도 전북 관련 전시나 연구가 있지만 단발성이거나 두루뭉술하다. 지속성과 깊이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시, 수집 및 보관, 교육, 조사 및 연구 각 부문에서 언급됐다. 지역 미술 관련 인물과 역사에 대한 아카이브가 취약한 만큼 선행돼야 하며 소장의 경우 교과서적인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던 걸 반면교사 삼아 미술관 성격에 맞게 구입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과 소장품을 토대 삼는 게 전시와 교육이다. 전시는 다각도로 정기적이고 심도 있게 열어야 하며 교육 및 체험은 미술관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개인 만큼 기존 어린이에서 가족 단위, 성인, 특정직업군까지 폭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미술인들은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지역미술관다운 미술관을 세워가는 등 새로운 관장이 큰 틀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대신 실무는 학예실에 맡겨줬음 한다. 그게 건강한 조직의 모습이고 전북도립이 현 문제를 해결하고 커나갈 수 있는 방법이다. 계약직인 관장이 바뀌었을 때도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게 일을 해나갈 수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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