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가 전북 지역에서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 복구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전염병과 악취, 더위에도 불구하고 군 장병들은 구슬땀 흘리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노력의 결실이 채 여물기도 전에 발생한 최악의 재해 현장에서 농부들은 절망을 느꼈으나 이어지는 도움에 희망을 보았다.

18일 오전 8시 익산시 망성면 한금화(41·여)씨의 농가에 육군35사단 익산대대 군 장병 40여명이 대민지원을 나섰다. 군 장병들은 빗물을 빼낸 비닐하우스에서 썩어 값어치를 잃은 수박과 그 줄기를 걷어내는 작업을 펼쳤다. 비닐하우스 안은 물러진 수박과 넝쿨이 바닥 곳곳에 어지러이 흩어졌고 악취와 함께 파리가 들끓었다. 여기에 더위까지 기승을 부려 낮 한 때 30도를 오르내리는 등 가마솥을 방불케 했다.

자연재해가 휩쓸고 간 흔적에 군 장병들의 표정은 삽시간에 굳어졌다. 육군35사단 익산대대 정의진(22) 일병과 이성동(21) 일병은 “뉴스로 볼 때는 몰랐는데 직접 와서 보니까 마음이 아프다”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전역을 하더라도 이날 경험은 소중한 기억이 될 것 같다”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쳤다.

이곳에서 15년째 수박 농사를 짓는 한씨는 6일 150mm를 기록한 장대비에 비닐하우스 16개동이 모두 빗물에 잠기는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 중 6개동이 오는 26일 출하를 앞두고 있어 밭대기 거래가격으로만 2500만원 상당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한금화씨는 “6일 내린 비 때문에 수확을 앞둔 수박을 고스란히 내버리는 비통한 상황에 처했다. 그나마 군 장병들의 도움이 있어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보았다”고 감사의 표현을 전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비닐하우스 1000여동, 원예작물 100ha의 피해가 집계된 익산 지역에는 익산시와 익산경찰서, 자원봉사자 등 660여명이 찾아 시설하우스 128동에서 복구 활동을 펼쳤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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