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전주대사습놀이를 두 달여 앞두고 대회 핵심인력인 보존회 사무국장을 일주일 이상 결근시키는가 하면 후원금을 넘기지 않는 등 몽니를 부려 도마 위에 올랐다.

주최, 주관처에서 보존회를 제외한 것에 불만을 드러낸 건데 올해 전주대사습놀이조직위원회가 집행부로 나선 뒤에도 보존회의 영향력 행사는 계속돼 왔으나, 대회와 직결되는 인력과 재정을 무기 삼은 건 지나치다는 게 중론이다.

조직위는 2015년 대사습 심사문제로 올해 대통령상이 주어지지 않고 국악인들과 대중에게 새로워진 대사습을 알리고자 당시 집행부인 보존회를 표면적인 부분에서 배제키로 했다. 보존회를 주최, 주관처에서 빼는 걸 비롯해 전국 및 학생 대회에서 보존회 이사장상을 없애고 대사습 수상자들이 꾸리는 전야제를 진행하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보존회는 조직위 사무국에서 근무 중인 보존회 사무국장을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결근시키는 걸로 답했다. 사무국장은 보존회 사무실로 출근했으며 매년 대회에 쓰던 후원금 2,000만 원은 조직위에 넘기지 않고 자체사업에 사용키로 했다.

이에 국악인들을 비롯한 지역 문화예술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련의 상황들이 서운할 수 있지만 지난 잘못으로 조직위 체제가 됐고, 심사 공정성과 경연 위상을 회복하는 게 우선인 만큼 따라주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조직위는 개막(9월 8일)을 두 달 가량 남긴 시점, 조직위 사무국에서 경연을 담당 했던 보존회 사무국장을 빼갔다. 심사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달라진 상격 및 조건들을 조율하는 등 한창 바쁘고 총감독 1명, 경연지원팀장 1명, 경연 1명, 공연 1명 총 4명이 모든 일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연 실무자가 빠진 것이다.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후원금을 주지 않는 것까지 그들이 대사습이 아닌 이권에 집중한다는 걸 증명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사장 권한대행 관련 소송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이사장을 맞아들인 보존회 측은 이사장을 조직위 공동위원장이나 자문 및 고문으로 추천, 받아들여지진 않았으나 지속적으로 이권을 주장해왔다. 연장선상인 이번에는 대회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비난이 거세다.

복수의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경험이 많은 실무자를 이제 와 빼가는 건 다분히 악의적이다. 처음부터 거절했다면 일찌감치 적임자를 뽑았을 거 아닌가. 이도 저도 할 수 없게 발목을 묶어버려서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하려는 건가. 후원금 2,000만 원이 축제 완성도를 바꿀 정도로 큰돈은 아니지만 원래 쓰던 거라 부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상황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보존회가 집행부 권한을 내려놓은 게 면피는 아닌지, 내년부터 다시 행사를 맡아도 될 지 의심할 거다. 목소리를 높일수록 득보다 실이 많을 거다. 지혜롭게 대처해 달라”고 조언했다.

송재영 보존회 이사장은 “당시 이사장 권한대행 소송을 진행 중이라 조직위 체제를 수락했지만 실질적 콘트롤타워라는 조건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100% 배제됐다. 청중평가단과 참가자 연령 때도 그랬지만 주최, 주관처 결정 시 문자 한 통 없었다.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보존회가 맡을 테니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달란 건데 그걸 끊어버렸다. 조직위는 심사제도만 고쳐주면 되지 왜 근간을 흔드나”라며 “우리도 가을에 행사를 추진할 거라 사무국장을 데려온 거고 후원금 2,500만 원 중 2,000만 원도 그래서 필요한 거다. 대사습이 아닌 보존회 사업에 써도 된다고 확인받은 상태다.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또한 몽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직위에는 주최, 주관처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 뿐 아니라 보존회가 추천한 이들이 포함돼 있고 그 중 한 명은 조직위 임원이다. 조직위 내부에서 합의됐으면 그뿐 따로 의견을 묻거나 결정을 번복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조직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관계자는 “조직위에서 정한 것들을 따라야 하고 보존회도 수긍하고 있다. 다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그 일을 하는데 사무국장과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사무국장은 조직위 사무국에 복직하지 않으며 대신할 인물을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