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우철 전북노인일자리센터장-

“행복한 노년, 희망과 활기를 불어 넣어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노인세대들은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개별적인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로 질병, 경제, 고독과 고립, 역할상실 등의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나 노후준비가 부족했던 노인들에게 본인의 희망에 따라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노인일자리센터는 전북지역의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으로써 노인일자리 확대와 취업알선, 재취업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전북노인일자리 센터 장우철 센터장을 만나 전북지역의 노인문제 현황과 노인일자리 해결방안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전북지역의 노인현황과 노인일자리 문제는.
▲전북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전국에서 전남(21.1%)에 이어 2번째로 높은 17.9%(32만 4천명, 2015년 기준)이며, 14개 시·군 가운데 전주, 군산, 익산, 완주를 제외한 10개 지역이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10명중 3명이 고령인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가 지속됨에 따라 이와 관련해서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인 상황에서 노인일자리의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전북지역에서도 60세 이상의 많은 노인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취업 상담 문의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공공근로나 파트타임 등 고용이 불안정하고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전북지역의 노인일자리 정책은 고소득의 안정적인 일자리정책보다는 생계형 노인일자리 창출에 무게중심으로 둬야 하고, 일자리의 유형 또한 단순노무직을 중심으로 노인수요에 맞춘 서비스직과 행정사무보조 일자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노인일자리 문제’ 왜 중요한가.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노인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인을 위한 정책들과 노인일자리가 부족해 빈곤한 노인층이 많다.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줄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규정들이 까다로워 많은 노인들이 그 해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고, 일자리 또한 부족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이 많다.
 특히 일자리와 경제적 문제는 삶의 질과 연관된 문제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12.4%)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이며, 우리나라 전체 빈곤율(14.6%)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여기에 국민연금 등 연금혜택을 받는 노인은 44%에 불과하고, 그나마 5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이는 절반 이상의 노인들이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잇기 곤란하다는 얘기다.
 또한 일자리를 통한 생계유지는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이는 노인자살률과 관계가 깊은데, 우리나라는 OECD국가에서 노인자살률 1위다. 노인들이 자살을 선택하게 된 주된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40.4%)과 건강(24.4%), 외로움(13.3%), 부부·자녀·친구와의 갈등 및 단절(11.5%)을 들고 있다. 고령자들이 은퇴를 하게 됐을 때 처하게 되는 상황으로 흔히 말하는 노인의 네 가지 고통 즉 경제적 빈곤, 질병, 사회로부터의 소외, 고독 등과 연관돼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은퇴 후 경제적인 준비가 돼있지 않아 생활이 어려워지고, 나이가 들어 건강이 나빠져 의료비용은 많이 들고, 경제인구로서 사회에 참가할 수 없어 소외받는 느낌이 드는 등 이로 인해 많은 어르신들이 자살로 이르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있다. 노인일자리는 이러한 네 가지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노인복지의 출발점이라 하겠다.

-전북노인일자리센터 소개.
▲전북노인일자리센터는 전북도와 14개 시·군 및 취업 유관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노인일자리 활성화, 노인친화기업 육성 및 접근성과 정보력이 부족한 노인들을 위해 14개 시·군 찾아가는 취업이동상담, 고령자친화기업 컨설팅 등을 진행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시니어인턴쉽사업과 고령자 친화기업 발굴 및 육성,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사업, 전북노인취업교육센터 운영 등이 있다.
 ‘시니어인턴쉽사업’은 도내 기업에서 만 60세 이상 노인을 채용하면 급여에 50%(최대 9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매년 3억원 이상을 도내 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지원대상은 식당, 주유소, 편의점 등 사업자등록증과 4대보험을  납부하는 곳이면 어디든 지원이 가능하다.
 ‘건설근로자 취업지원사업’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2015년부터 운영기관으로 지정돼 ‘건설근로자취업지원 전북서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일용직 건설근로자의 취업 알선 시 유료직업소가 아닌 공공영역에서 무료로 직업알선을 해 줌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 발굴 등을 위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매년 1만 여명의 건설근로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정보를 무료로 제공해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는 전주시 진북동의 전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입주해 공공영역을 대표해 지역 건설근로자 지원의 허브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 ‘전북노인취업교육센터’를 운영해 취업현장의 기업체 대표나 실무자 분들을 강사로 초빙해 다양한 취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방과 후 학습지도사, EM생활지도사, 산모도우미, 서비스 현장관리원 등 다양한 교육을 개발해 운영중이다.
 이 밖에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일자리 발굴과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공유경제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노인들에게 보다 나은 일자리 제공과 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무사, 세무사, 변호사로 구성된 전문 자문위원단을 통해 노인친화기업체와 노인일자리 참여자 및 실무자의 근무환경 등 노인일자리 관련해 발생 할 수 있는 다양한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

-센터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민간 노인일자리 창출 방안은.
▲먼저 공적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노인인력의 수요발굴을 통해 60대 근로자 채용 의사를 확인하고, 직업훈련 후 연계되는 시스템이 갖춰줘야 한다.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인 기업대상 연구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 60대 적합직종 및 직무를 개발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기업이 60대 고령근로자에게 어떤 직무에 배치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고용노동부의 고령자 우선고용직종이 있긴 하나 주요 정책대상인 60세 이상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돼야하는 부분이다.
 세 번째로 기존의 공공일자리 중심에서 민간시장영역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복지일자리와 고용노동부의 시장 일자리를 연계·융합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보건복지부차원에서 다뤄지는 민간노인일자리영역을 고용노동부를 포함해 범부처간 협업이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고령자 고용과 관련된 전문가제도(고령자 고용컨설턴트)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돼야한다. 일본의 경우 고령자 고용 지원을 위해 고령자 고용어드바이저 제도를 운용하며, 사업주에게 고용 관련 상담, 컨설팅, 연수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령자 고용관리에 고심하는 기업을 방문해 기업진단시스템을 활용해 문제점과 과제를 파악·정리해 기업 실정에 맞는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건강한 노년’ 행복한 노후를 위해 마지막으로 조언 한마디.
▲노후대비는 어느 날 갑자기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젊은 시절부터 차근차근 준비 하는 게 필요하다. 보통 ‘노후설계’라 하면 재무설계만 생각하기 쉬운데 인생이모작 시대에 맞게 일정 직업이나, 자원봉사, 규칙적인 취미생활 중 적어도 한 가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은퇴 증후군'인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노인들은 가난을 견뎌내며 자녀들을 키우고 나아가 사회발전을 이룩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젊은 세대들도 그분들의 그러한 노고를 잊지 말고, 그분들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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