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1월 산림청은 ‘정원 진흥 기본계획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2016년부터 2020년에 걸친 이 계획은 한국 정원 세계화를 위한 프로젝트 등을 담고 있었다. 우선 정원 산업을 1조6000억 원 규모 확대하고 해외 한국 정원 조성을 늘려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산림청은 정원은 휴식과 치유의 공간일 뿐 아니라 관광자원으로서 가치도 높아 산업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한국에도 과연 정원 문화가 있는 것인가.

사실 한국 정원은 같은 동아시아권이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 보통 서구인들은 동양정원하면 중국과 일본을 떠올린다. 한국은 존재감이 크지 않다. 그렇지만 한국 정원은 주변 나라들과는 달리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 정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보면 고구려와 백제, 신라 등에 대규모 정원이 있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고구려의 경우 동명성왕 6년 신령스러운 공작들이 궁정에 몰려들었다는 내용이 나타난다. 또 백제에서도 궁궐 남쪽에 연못을 파고 물을 끌어들여 방장선산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신라에는 안압지와 임해전지 등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 큰 정원들이 존재했다. 이어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정원들이 기록에 보이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정원과 정자의 고유한 양식이 드러난다.

한국 정원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자연과 조화를 강조한 단아함이다. 이웃 중국은 자연을 닮은 큰 규모의 정원을 만들었고 일본은 모든 것을 인공적으로 조성했던 데 비해 우리나라 정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최대한 활용하되 어느 정도 인공적 요소를 가미하는 정도였다. 한 마디로 자연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했다.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이 영국 ‘이든 프로젝트’에 한국 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이든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의 온실로 지구에서 사라져가는 식물을 모으고 복원하는 상징적인 식물원으로 꼽힌다. 산림청과 이든 프로젝트는 한국 정원을 조성하기 위한 설계와 조성 기법을 공유하는 외에도 생물 다양성 보전 연구에 협력하고 연구인력 교류, 인재 양성 프로그램 제공 등 다방면에서 협력 체제를 구축한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국 정원문화는 중국이나 일본의 아류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 아름답고 훌륭한 정원을 갖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유감스런 대목이다. 한국 정원의 인지도가 아직 낮은 상황서 해외 진출은 꼭 필요한 일이다. 영국 이든 프로젝트에 세워지는 한국 정원은 그런 견지서 의미가 깊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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