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이란 원래 기본 틀, 뼈대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이 용어는 현재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마치 사진을 찍을 때 사진 틀 속에 어떤 화면을 담을지 결정하는 것처럼 프레임은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해석할 때 사용하는 준거틀이나 도식이라는 것이다. 특히 미디어에서 프레임은 취재 보도 과정에서 특정한 프레임을 이용해 수용자의 뉴스 해석이나 이로 인한 여론 형성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프레임의 작용을 여러 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2002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프레임 경쟁이 벌어졌다. 우선 보수 진영에서는 이라크 전쟁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명명했다. 반면 진보 진영은 ‘점령’이라는 단어를 썼다. 미군 이라크 철수 논쟁이 붙자 보수진영은 철수는 전쟁에서 패배를 의미한다면서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진보 진영은 점령인 만큼 철수는 당연한 것이며 그 시기가 문제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테러와의 전쟁’과 ‘점령’은 각각 다른 프레임이었다.
  이렇게 정치에서는 프레임 전쟁이 잦다. 선거에서 각 진영들은 이슈가 되는 구호와 아젠다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민주 대 반민주’ 혹은 ‘혼란 대 안정’ 등의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애를 쓴다. 여기서 이겨야 선거에서 이긴다. 그래서 조지 레이코프는 “정치란 결국 프레임 전쟁”이라고 했다.
  마케팅에서도 프레임 경쟁은 흔하다. 코카콜라와 펩시 사이에 벌어진 콜라 전쟁에서도 프레임이 큰 힘을 발휘했다. 펩시는 거인 코카콜라를 누르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 끝에 소비자들이 콜라병의 크기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래서 코카콜라 보다 병 크기를 키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그러니까 펩시는 병 크기를 프레임으로 정한 것이다.
  요즘 정가에서는 증세를 놓고 프레임 전쟁이 뜨겁다. 여당은 주로 부자와 대기업에 해당하는 증세를 ‘명예 과세’, ‘존경과세’, ‘사랑 과세’라고 이름 붙이고 증세를 정당화 하기 위한 홍보전을 펴고 있다. 반면 증세를 막고자 하는 야당들은 ‘세금 폭탄’, ‘징벌적 과세’라는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단어를 동원하고 있다. 초반 여론전에서 승자가 누구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앞으로 열기를 더해갈 것임은 분명하다.
  프레임은 사람의 생각을 결정할 뿐 아니라 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이다. 그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정치에서 프레임은 생사가 걸린 문제다. 어떤 프레임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세상사 모든 일이 바뀐다. 비단 조직만이 아니다. 개개인 역시 자신들의 프레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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