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부부와 그들의 자녀로 구성되고, 주거와 경제적 협력을 같이 하며 자녀의 출산을 특징으로 하는 집단이다”

가족 연구로 이름이 높은 머독의 가족에 대한 정의이다. 머독은 계속해서 가족 내에 혼인한 세대가 하나이면 핵가족이라고 부르고 둘 이상일 때는 확대가족이라고 분류했다. 머독의 정의에 의하면 가족은 대개 3-4인으로 구성되는 집단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가족의 개념에 큰 변화가 왔다.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독신 인구 즉 1인 가구의 증가다. 1인 가구라면 부모나 형제, 자녀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선진국의 예를 들어보면 미국 뉴욕 맨하튼의 경우 1인 가구가 무려 48%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 미국 전체 가구 중 26% 정도가 1인 가구라고 하니 대도시로 갈수록 그 비율이 높아진다고 하겠다. 또 유럽 대다수의 나라들도 1인 가구가 전체의 40%대에 육박한다고 하니 대세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는 것 같다. 이웃 일본 도쿄의 경우에도 그 비율이 42%를 넘는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하다. 2015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27%에 달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나홀로 가구라고 할 수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오는 2035년에는 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나홀로 가구가 급증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자기 중심의 삶을 원하는 사회적 가치관이 득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생활과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좋은 것이다. 또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의 진전도 1인 가족의 증가를 부채질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어쨌든 1인 가구의 확산은 시대적 트렌드임은 분명해 보인다.

얼마 전 경기연구원은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 웰빙 보고서’라는 연구에서 1인 가구의 삶 만족율이 4인 가구에 비해서 훨씬 떨어진다고 밝혔다. 2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삶에 만족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1인 가구가 49%로 가장 낮았던 반면 4인 가구는 60%에 달했다. 1인 가구의 증가가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결과다. 그러니까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결론으로 받아들여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사실 1인 가구를 가족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가족의 해체라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1인 가구의 삶 만족도가 제일 낮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특히 1인 가구의 다수가 사회적 약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의 사회문제로 다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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