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연구> 통권 93호가 나왔다.

문예연구사가 펴낸 2017년 여름호에서는 근대문학자료발굴이 눈길을 끈다. 김환태 캐리커처와 번역동화 3편, 윤세평의 시나리오 <박연암>이 그것이다.

무주 출신인 김환태 선생의 캐리커처는 조선중앙일보가 1936년 1월 3일 마련한 ‘조선문단 획기적 좌담회’에서 김환태가 직접 그린 것이다. 그가 번역한 영국동화 3편은 <아이생활(1937.1)>에 실렸다.

<세 아들> <여호와 닭> <여호의 꾀> 3개 작품은 통틀어 2쪽으로 길이가 짧고 딱히 의미 있지도 않았는데 <아이생활> 임원진들과의 인연 때문에 맡은 것으로 보인다.

최명표 편집위원은 본문에서 “신진 평론가로 주목받고 있던 그의 동화번역은 <아이생활>의 다양한 편집에 기여했으며, 순백하고 불편부당한 동심을 예찬하던 스스로의 가치관이 행동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남원 출생인 윤세평의 시나리오 <박연암>은 그의 정치신념과 시대적 상황에서 비롯됐다. 완벽한 자주독립에의 꿈을 이루고자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북했으며 북한 문단에 빠르게 적응해갔다.

1960년대 북한 천리마 운동과 발맞춰 이를 문학으로 형상화하자는 논의가 오갔고 소재로는 연암 박지원의 생애와 사상이 꼽혔다. 인민들에게 전달할 인물로는 윤세평이 거론됐다.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과 역량 때문이다.

<박연암>은 박지원의 일대기 중 서울 백문골 연암의 사랑글방 시절에서 중국기행을 다녀와 <열하일기>를 집필하고 난 뒤까지 연암을 둘러싼 인물들과 조선후기상황을 담는다.

김봉희 경남대 교수는 “표면에는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한 연암 박지원의 행적과 개혁정신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 속에는 농업협동화해 자립경제를 구축하는 인물들이 자리한다”면서 “경제화는 인민들의 노력투쟁을 바탕으로 이뤄지며 사회주의의 밑거름이 됨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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