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대사습놀이는 ‘다시 또, 얼쑤!’를 주제로 공정한 경연과 시민참여공연에 방점을 찍는다.

전주대사습놀이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한 달 여 앞둔 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연 요강과 공연 내용을 밝히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제35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대회’가 9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 간 경기전 광장, 국립무형유산원, 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리는 가운데 최근의 불미스러운 사태에서 벗어나 본연의 모습으로 회귀, 도약하자는 의미의 주제를 발표했다. 행사 두 축인 경연과 공연의 특징부터 우려까지 살펴본다.

 

▲ 공정한 경연

심사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여럿 도입한다. 그 중 청중평가단 심사는 판소리명창부 본선에만 시범적으로 적용한다.

판소리 분야 전공자 70명과 만 20세 이상 판소리 애호가 70명 총 140명으로 구성하며 청중평가단점수(30점)는 심사위원점수(70점)와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참여를 원할 시 2일부터 10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신청 시 조직위원회 교육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경연 요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훈격과 연령제한이 바뀌었다. 훈격의 경우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게 주어지던 대통령상이 올해 없고 권위 회복을 위해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장상을 제외함에 따라 판소리 명창부 장원은 상격 없이 대사습 대상으로 명명하며 상금은 4천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오른다.

보존회 이사장상은 다른 상격으로 대체한다. 판소리 명창부문 연령은 만 30세에서 만 18세로 낮췄다. 전국 및 학생대회 접수는 11일부터 23일까지다.

앞서 발표한대로 모든 경연 종목은 심사위원 추천위원회와 선정위원회 체제를 거친다. 추천위원회는 5배수 이상의 인력풀을 구축하고 선정위원회는 이를 3배수로 압축, 추첨해 전날 저녁 통보한다.

심사위원은 예선과 본선 나눠 종목별 5명이며 그 중 실기인은 1명에서 3명까지다. 심사회피제는 폐지해 6촌 이내 친인척 출전 시 해당 심사위원은 원천 배제한다. 예선과 본선이 실외에서 이뤄지는 것과 관련, 집중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고 청중평가단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예선(농악 제외)과 본선(국립무형유산원)은 실내에서 진행한다.

 

▲ 전주시민과 함께하는 축제

예년에 비해 횟수는 줄었으나 굵직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승부한다는 입장이다. 대사습 주인은 전주시민이며 그들이 함께할 때 의미를 갖고 명성도 되찾을 수 있다는 것.

모두 신설인 가운데 개막식 식전공연인 기사습제에서는 여러 참가자들이 국악 요소로 퍼포먼스를 펼치며 개막공연(경기전 앞 특설무대)에서는 시민연합합창단의 신뱃노래, 김광숙 선생의 수건살풀이춤, 김일구 선생의 아쟁산조 등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경연 ‘엄지 척!이냐 아니냐-나도 소리꾼! 잽이군! 춤꾼!’을 마련한다. ‘판소리 완창무대’에서는 실력을 검증받은 대통령상 수상자들이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세 바탕을 3시간에 걸쳐 풀어낸다. 이난초 명창의 홍보가(8일), 조통달 명창의 수궁가(9일), 김수연 명창의 춘향가(10일)며 수궁가와 춘향가는 스승과 제자의 연창 형식이다.

 

▲ 우려는?

보존회에서 조직위 체제로 바뀌고 새로이 시도하는 것들도 많다 보니 걱정도 적지 않다. 특히 대통령상이 박탈돼 이에 준하는, 실력 있는 소리꾼들이 불참할 거라는 예측이 대부분이다. 대사습 대상 명칭을 부여하고 상금을 높인다한들 대통령상 훈격에 비할 수 없으며, 연령제한을 대폭 낮춰 수는 늘 수 있으나 질은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적임자가 없다면 ‘대사습 대상 없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권위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지만 대사습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기량과 수준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부각해야 한다는 것.

청중평가단은 호불호가 엇갈리는 상황이나 변화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시행하는 만큼 단점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의 지인이거나 청탁 받은 이들을 선정과정에서 꼼꼼히 걸러내고 교육도 철저히 운영하라고 조언했다.

준비과정에도 혼선이 있을 터. 행사를 두 달여 앞두고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자신들이 주최, 주관처에서 빠지는 것에 불만을 품고 조직위 사무국에서 경연 실무자로 근무 중인 보존회 사무국장을 무단결근시킨데 이어 복귀시키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MBC 관계자와 2일자로 채용되는 직원 2명이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지만 한 달여 만에 숙련된 전임자만큼 일을 소화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총감독 1명, 경연지원팀장 1명, 공연 1명, 신규 2명 모두 5명이 행사 전반을 꾸리는 것 자체도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달라진 것을 보다 많은 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발 빠르고 다채로우며 적극적인 홍보도 겸해야 할 것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