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작지만 특정 농작물 생산의 전문가이자 가공·판매까지 경영개선을 통해 농업 부가가치를 크게 높이는 선도농업인들이 있다. '강소농'이라 불리우는 이들은 일반농가에 비해 노력대비 소득을 크게 향상시킴으로써 농촌에서 성공적으로 영농생활을 영위한다. '강소농'은 기존의 농업 뿐만 아니라 가공, 디자인, 마케팅, IT, 수출활동까지 다양한 분야와 농업, 농촌, 농민을 결합해 융복합 창업을 선도한다. 때문에 '강소농'은 농촌의 영세농가 뿐만 아니라 자본과 경험이 미약한 귀농·귀촌자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버섯마루

전북 진안군 주천면 (유)농업회사법인 버섯마루는 버섯톱밥배지, 흑목이버섯, 흰목이버섯, 표고버섯 등을 생산하는 농가로, 종업원 9명이 지난해 5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강소농가이다.
국내산 참나무톱밥을 사용해 1일 5,700개, 연간 80만개 이상의 배지생산 시설을 갖춘 '버섯마루'는 GAP 인증을 취득했으며,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MOU 체결기업이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의 '2016년 고소득 지역특색 벤처농업 육성사업' 대상농가로 선정돼 177㎡(약 50평) 규모의 냉난방공조시스템을 갖춘 버섯 재배사를 신축했는데, 이곳에서는 9~10단까지 배지 재배가 가능해 배지 약 3만봉을 기를 수 있다.
이밖에 산업재산권 출원 및 등록 3건, 2017년 임산물 가공유통분야 공모사업 선정, 흰목이버섯 연중 재배 생산 및 가공 상품화 추진, 즙, 젤리 등 연간 생산계획 5톤(2억5천만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와 흰목이버섯 국내산 품종 개발 및 액체배지 개발 연구 등 강소농으로만 보기 어려운 성과들을 내고 있다.

◆김종님 이사

'버섯마루' 창업자 김종님(56) 이사는 원래 농사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남편은 공무원이었고, 김 이사는 전주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던 도시여자였다.
그러다 2011년부터 2년간 중국으로부터 버섯 배지를 수입해 장수군 육묘장에 납품하는 일을 맡았고, 2013년 진안군에서 '생태벨리(주)' 회사를 만들어 지역특화상품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자 이에 동참했다.
사실 중국산 배지 안에 무엇을 섞었는지 의심 많이 갔던 김종님 이사는 국내산 톱밥배지와 중국산 종균을 접목해 진안군 작목반에 납품하기에 이른다.
진안군은 고지대여서 기온차가 클 뿐만 아니라 물과 공기도 좋아 버섯 생산에 적지라고 생각한 김종님 이사는 "국내산 톱밥 배지를 역수출 하자"는 목표 아래 진안군 사업에 참여했으나, 해당 사업에서는 실패를 경험했다.

◆고생

"돌이켜 보면 종균 종류나 배지의 오염도, 성분 등은 지금도 알아내기 어려운데, 처음에는 버섯으로 떼돈 버는 줄 알았어요."
김종님 이사는 첫 사업실패 뿐만 아니라 숱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처음 진안군 11개 읍면이 버섯 관련 특화사업을 준비했고, 저는 배지, 종균, 판매와 수출입을 담당하고, 각 마을 작목반은 생산을 맡기로 했어요."
"중국말도 몰랐고, 기술 역시 아는 게 없어 모두 배워야 했고, 배지 입봉기계를 쓸 줄 몰라 초보 농부에게 배우기도 했지요."
"또 공장장과 함께 무작정 영동시장에서 배지 판매상을 찾았고, 그 곳에서 공장장과 함께 일하면서 배지 배합법 등을 배웠어요."
"남동생(김병수 대표)과는 이천 버섯농가를 찾아 기술을 배우기도 했지요."
"이후 무리한 액수의 자금을 투자했고, 박사를 초빙해 연구까지 진행했는데, 이 역시 모두 헛고생이 됐어요."
"이 때 남동생이 책임감을 가지고 기술을 배워 둔 덕분에 지금은 버섯 전문가가 됐고, 우리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요."
"이제는 학자들도 흰목이버섯 자문을 구하러 우리 연구실을 들리곤 합니다"
김종님 이사 남동생 김병수(53) 대표는 올해부터 여주임업연구소 표고연구소에서 목이버섯 관련 교육을 담당할 예정이다.

◆기술이 기회

김종님 이사는 젤리 형태의 '한입 목이'를 비롯, 분말 형태의 표고·흑목이·흰목이버섯, 각종 버섯을 포함한 버섯즙 '비타누리', 각종 버섯 배지를 판매하고 있다.
흑목이버섯 종균은 전남농업기술원에서 귀농인에게 나눠준 종균을 얻었다. 대신, 전북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현유' 품종 종균을 교환해줬다.
'현유'는 재배가 용이해 목이버섯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내산 흑목이 종균을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 농가 교육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특히, 김병수 대표와 직원 6명이 국가자격증인 종균기능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으니 교육을 맡기에도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흑목이는 일교차가 큰 고원지대에서 재배할 경우 압축된 품질이 생산돼 두툼한 식감을 보인다.
이는 중국으로 수출할 때 최상품으로 취급되며, 일반 목이버섯의 2배 가격을 받는다. 중국 내에서도 고가품으로 팔리기 때문이다.
아울러 흰목이버섯 '설송' 재배에 성공해 추가적인 고소득이 기대된다.
'설송'은 한국농수산대학교 버섯과 장현유 교수가 개발했는데, 공생균이 포함돼야 목이버섯이 잘 자란다는 점에 착안해 목이버섯의 약한점을 보완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너무 빨리 자라는 것도 문제여서 균형을 맞춰주고 95%의 습도를 맞추는 등 재배방식이 까다로운 것도 특징.
대신 성장속도 면에서 흑목이가 90일인데 반해 흰목이는 45일로, 냉난방공조시스템을 활용하면 연간 6회 가까이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흑목이버섯 직거래 가격이 kg당 1만5천~2만원인데 반해, 도매 정가가 없는 흰목이버섯은 직거래 가격으로 5만원을 받을 수 있는 고소득 작목이다.
목이버섯은 비타민D를 가장 많이 함유한 천연식품일 뿐만 아니라 칼슘 유실을 막기도 하며, 콜라겐이 너무 많아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양귀비가 목이버섯을 다려 마시고 세수할 정도였고, 여름 보양식으로 널리 이용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흰목이버섯만이 화장품 원료로 등록돼 있다.
이에 한국농수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은 흰목이버섯학과를 따로 만들어 3개월 과정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흰목이버섯의 고부가가치화 시기는 당겨지고 있다.

◆판매 계획

현재 버섯마루 목이버섯 관련 제품들은 국내 바로마켓이나 농식품장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버섯 수출은 물론, 음료나 화장품 원료로 납품할 계획을 세운 김종님 이사는 목이를 이용한 각종 가공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2년간 판매해 온 톱밥배지는 1만개당 1개의 오염율도 안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아 전국적인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현재 흑목이 1,000㎡(300평), 배지배양실, 흰목이 165㎡(50평, 냉난방공조시스템으로 500평 생산 효과) 등을 갖추고 있는데도, 대량 수출 계획을 갖고 있어 생육 시설을 늘릴 예정이다.
김종님 이사는 "현재 없어서 못팔 정도로 주문이 딸려 영농조합법인으로 농가들을 흡수해 대량 생산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중국 수출을 위해서는 최소 건물량을 5톤 이상 저장해야 하는데, 지금의 시설로는 어림도 없다"고 설명했다.
 
◆강소농

강소농을 넘어서버린 규모의 버섯농사를 짓는 김종님 이사는 귀농귀촌 예비후보들에게 "발로 뛰고, 확인하고, 두들기고, 선택은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김종님 이사는 "현재 대한민국 농업 현실은 괜찮고, 또 농업에는 미래가 분명히 있다"면서 "젊을수록, 빠를수록 고생은 줄이고 더 큰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희망'에 대한 설명으로는 "타 산업에 비해 열심히 한 만큼 보람을 찾는 산업으로, 매력있는 일이 농업이기에 보다 큰 희망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님 이사는 "'농'자도 모르고 도전했던 7년 전 고생 역시 잊혀지지 않지만, 후회없고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남동생 식구까지 미래를 찾은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후배들에게는 목이버섯 국내육성 품종인 '현유'의 기술이전 및 컨설팅이 가능하다고 했다./황성조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