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도심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달래 봅니다.”

연일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피서를 떠나지 못한 도민들이 도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달래고 있다.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 ‘스테이케이션’이란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도심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일은 일상이 됐다.

전북 14개 시군에 폭염특보가 발효, 유지된 3일 도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현명하게 여름을 나고 있는 도민들을 찾았다.

이날 오전 9시께 전주시 효자동 한 영화관은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몰려든 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관객들은 시원한 냉방기기 아래서 영화와 팝콘, 음료 등을 즐기며 더위를 잊어갔다. 백호민(23·전주시 평화동)씨는 “최근 더위를 피해 영화관을 애용하고 있다”며 “더위도 잊고 보고 싶은 영화도 보고 일석이조다”고 호평했다.

이처럼 실내에서 취미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영화관, 카페, 서점 등이 대표적 도심 피서지로 부상했다. 이들 시설은 때 아닌 성수기를 맞아 각종 판매 전략을 앞세워 도민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비단 실내활동 뿐만 아니라 바닥분수와 간이 수영장 등 도심 속 물놀이도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만족을 사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평화동 동도미소드림 아파트에 간이 수영장이 운영되면서 아이들은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더위가 맹위를 부림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한 달 동안 매주 화·수·목요일 간이 수영장을 운영 중에 있다. 한 입주민은 “어린 아이를 두고도 맞벌이 탓에 멀리 휴가를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 단지 내 간이 수영장 덕분에 아이들이 친구들과 물놀이를 즐기고 있어 관리사무실에 고마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바닥분수도 아이들의 물놀이장으로 변하기 마찬가지였다. 효자동 마전숲공원 등 전주시내 19개소 공원에서 바닥분수가 운영 중으로, 하늘 위로 치솟는 물줄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보는 도민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했다.

전주천과 삼천천 등 도심 속 가까운 자연을 찾는 인파도 여전했다. 열대야가 관측됐던 2일 오후 8시께 효자동 전주천 산책로 역시 더위를 피해 산책을 나선 도민들의 발길이 몰렸다. 공영철(36·전주시 효자동)씨는 “한낮은 물론 밤에도 더워가 이어져 가족들과 함께 천변에 나왔다”며 “유난히 더운 이번 여름이 하루 빨리 지나길 바랄 뿐이다”고 희망했다.

한편 전주기상지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무주, 진안, 장수 3개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로써 폭염경보 순창·전주·정읍·익산·임실·완주·고창 등 7개 지역, 폭염주의보 남원·무주·진안·김제·군산·부안·장수 등 7개 지역 등 전북 전체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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