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폭염 지속으로 돌발해충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친환경 과수농가들이 갈색날개매미충 때문에 삼중고를 겪고 있다.
친환경 과수농가들은 외래 돌발해충에 대한 전용 약제가 전문한데다, 친환경 약제로 방제하려면 방제비가 크게 증가하고, 과일을 과일대로 품질이 떨어져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친환경 농법을 고집해야 할 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올 봄 농촌진흥청은 지난 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3℃ 높아 사과, 배, 복숭아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 등 돌발해충의 생존율이 높고 월동난 발생 면적도 증가됨에 따라 그 어느 해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런데 과수에 피해를 주는 돌발해충 발생지역이 충남에서 전남까지 서해안지역으로 퍼졌고, 전북지역은 이 중간에 있어 갈색날개매미충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갈색날개매미충은 2010년 전북 김제·순창 등지에서 발생한 이후 해마다 돌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갈색날개매미충은 산수유, 감, 매실 등의 가지에 붙어 즙액을 빨아먹고 분비물을 배출해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갈색날개매미충은 올해 발생 시군이 전년에 비해 증가했고, 농경지 발생면적도 크게 늘어나면서 일반 과수농가들마저 방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돌발해충 월동난 조사에서 꽃매미 발생 면적은 783ha로 전년대비 6.1% 줄었으나, 갈색날개매미충은 5,037ha로 59.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친환경 과수농가의 경우 검증된 친환경약제나 방제법이 없어 농가별로 약제를 실험해 보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친환경약제는 일반 농약처럼 즉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급한대로 방제 횟수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 전부다.
때문에 방제에 들어가는 친환경약제의 양이 크게 증가하고, 이에 소요되는 액수도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과실을 과실대로 평균적인 품질이 떨어지고 있어 농가 소득은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완주군 동산면 고종시감 생산농가 L씨(50)는 "친환경이라 일반 약제는 사용하지도 않는데, 고종시 특성상 깊은 산 속에서 재배하면서 친환경 방제를 하기도 어렵다"며 "날씨가 더워지며 갈색날개매미충이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올해 얼마만큼의 열매를 수확할 지 깜깜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진청은 돌발해충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약충 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의 유충(어린 벌레)으로 부화하기 전 과수원 및 인근 야산의 나무 등에 있는 알 덩어리를 제거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약충이 깨어 나오면 발생지역에 적용약제를 제때 살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 미국선녀벌레는 농경지와 주변지역을 대상으로 동시에 방제해야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진청, 산림청, 지자체, 농협 등 관계기관과 협업을 통해 올 봄 전국 일제 공동방제를 실시한 바 있다.
이 같은 협업방제는 갈수록 더욱 중요한 방제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친환경 과수농가가 사용해야 하는 전용약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으로,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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