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상 살다가는 건 마찬가지나 살아가는 생각과 방식은 제각각이다. 최근 시집 <묵언하다>(신아출판사)를 펴낸 소예 전선자 시인은 불자로 살아간다.

불교에 입문해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철학적 사색에 매진했으며 이를 글 쓰는데 반영했다는 그의 말마따나 불교 사상과 신앙이 고스란하다. 수행에 방해가 되는, 마음의 독인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제거하기 위해 어떻게 정진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무주에 정착한 만큼 자연을 소재 삼은 작품이 많은데 ‘1부 가을비’ ‘2부 어둠이 좋다’ ‘3부 숲으로’ ‘4부 가을의 향기’에서 알 수 있다. 여느 시와 다른 점은 산과 나무를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앙인으로서의 시선을 갖는다는 것이다. 순수하고 질박한 어휘력을 발휘해 관조적인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먼 구름 벗 삼고 보니/세상사 다 잊고/홀로 남아 단단해지기<바람의 뒷모습> 중’에는 그의 특징이 오롯하다.

전주 출생으로 1990년 <시대문학>에서 수필 신인상, 1996년 <한맥문학>에서 시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그 어디쯤에서 나는> <달 같은 세상 하나>가, 수필집으로는 <숨겨진 방> <여정은 짧고 길은 멀고>가 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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