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를 넘어섰지만 폭염은 그칠 줄 모르고 시원함을 선사할 전시도 계속되고 있다.

먼저 중견작가 송관엽은 지난 7일부터 29일까지 누벨백미술과에서 개인전 ‘산이어라’를 열고 있다. 산과 안개구름으로 가득한 5월 서울 나들이 그림과 부채를 선보인다.

산과 안개구름은 산수화에서 심심찮게 만나는 소재지만 어딘가 다르다. 서로가 서로를 감싸고 있고 안개구름이 산골을 타고 흐르는 등 방식은 비슷하지만 그리는 순서나 비중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가령 화선지를 가득 메운 안개구름은 역설적이게도 가려진 산의 웅장함을 더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숨 쉴 틈을 준다. 일종의 여백인 셈. 산 위주의 장면은 위엄은 물론 신비로움을 갖는다.

이는 오랜 관찰과 실험을 토대로 전통과 현대 사이 자신만의 영역을 찾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기 중 물방울을 활용하고 흐린 날 산에 올라 오랜 시간 안개구름을 바라보는 과정을 통해 구상 속 변화, 통일, 균형을 구사한다. 수묵이 과거가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가 되길 바라는 작가의 진정성이 고스란하다.

김미경 작가는 9일부터 1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두 번째 개인전 ‘수묵풍경을 담다’를 갖는다. 작업실이 위치한 한옥마을 내 자만동 벽화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비롯해 우리고장 전북의 풍경을 진경산수로 작업 중이다. 유럽여행기를 먹으로 담은 작품도 선보인다.

전통 산수화 기법을 택한 건 지친 마음에 쉼을 주고 잊혀가는 전통을 복원하고 싶어서다. 겹겹이 보이는 산과 계곡 사이 물이 흐르고 화사한 꽃나무와 소나무 산천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특유의 따뜻하고 온화한 감성, 느리지만 섬세한 손길로 거듭난다.

평범한 장소인 동시에 현대인들의 이상향인 화폭은 힐링을 전하는 걸 넘어 자연을 깊이 새기고 일부인 인간 존재와 가치를 다시 생각게 한다.

전주대 미술학과 및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전라북도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표현모색회, 동이회, 한국미술협회회원, 정읍교육청순회(미술)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관장 이재정)과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 협력기획전 ‘바람따라 부채따라-시원한 바람’이 지난 2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간 완주향토문화예술문화회관에서 진행 중이다.

지역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전주부채문화관 소장품인 합죽선과 단선 50여점을 소개한다. 부채 위 그림을 그리고 글귀를 입히는 등 화려하고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부채 장인들의 예술혼을 재조명하는 한편 관람객들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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