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인상 이후 빈병 보증금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북지역 소규모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는 처리의 번거로움을 이유로 빈병 환불을 거부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빈병 보증금이 인상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소비자가 직접 빈병을 가져와 보증금을 받아가는 ‘빈병 반환율’은 47%로, 2015년 24%, 2016년 30%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병 반환율이 증가한 것은 환경부가 올 1월부터 빈병 보증금을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동네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빈병환불을 거부하고 있어 정부의 빈병 재활용 활성화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
 전주 중화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서 모씨(38)는 ”얼마 전 집 근처 편의점에 맥주 빈병들을 모아 반환하러 갔는데, 휴가철이라 빈 병 회수가 많아 가게에 놓아 둘 공간이 없어 받을 수 없다고 해서 아파트 재활용분리 수거함에 그냥 버리고 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 씨와 같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입할 때 미리 낸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지만, 빈병 회수를 받는 업주들은 빈병을 회수한다 하더라도 큰 실익이 없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동네슈퍼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빈병 회수는 소비자들이 소매점에 빈병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고, 소매점은 또 도매상에, 도매상은 제조사에 빈병을 반납해 보증금과 취급수수료를 받는 순서로 돼있다. 그런데 동네슈퍼 측이 빈병을 모아 도매업자에 팔아봤자 취급수수료는 병당 10원 수준이기 때문에 맥주 한 박스(20병)에 200원, 소주 한 박스(30병)에 300원 밖에 안 된다. 한 달 10박스를 가게 밖에 쌓아둔다 해도 고작 2~3천원 벌이다. 한 달 2~3만원을 벌려면 한평 공간에 천장까지 빈병 박스를 쌓아놓아야 하는 셈이다.
 전주 중화산동의 한 편의점주 박 모씨(41)는 "빈병 보증금 인상 후 빈병을 들고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며 “대형마트야 그래도 규모가 되니 빈병 박스를 쌓을 공간이 있을텐데, 손바닥 만한 편의점에서 어디에 빈병을 쌓아둬야 될 지부터 고민이다“고 하소연했다.
 근처 편의점주 양 모씨(39)씨도 “어쩔 수 없이 빈병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주류구입은 대형마트에서 하고 반환은 동네슈퍼나 편의점에서 하는 것 같아 솔직히 번거롭고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빈병 보증금 반환 거부 신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 신고가 접수되면 업체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고 소비자들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업주 임의로 반환 병수를 제한하는 행위나 해당업체에서 판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빈병 반환을 거부하는 행위 등을 집중 점검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빈병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업소는 최대 3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되며 신고자에게는 5만원 이하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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