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전당대회 후보등록을 하루 앞두고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 안철수 전 대표간 대결이 일촉즉발이다.
국민의당은 9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황주홍 의원이 사퇴한 전대위원장에 김관영 의원을 임명하는 등 전당대회 체제로 전환했다. 또 경선 기탁금을 당대표 7000만 원, 최고위원 3000만 원, 여성위원장 1000만 원, 청년위원장 300만 원으로 결정했다.
선거인명부는 지난 7월 28일 자정 기준 당원 총 24만1287명으로 확정했으며 후보등록 후인 14일 공명선거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10일과 11일 후보에 등록하면 자격심사를 거쳐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된다.
국민의당이 본격적인 전대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측은 “(안철수)출마포기는 1%도 없다”고 재차 나선데 이어 정동영 의원은 “사당화는 안된다”, 천정배 의원은 “최악의 결정”이라며 연일 안 전 대표를 향해 출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도내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이 특정인의 사당화보다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오후 서울 종로구민회관에 열린 서울시당 당원연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스스로 집권한 게 아니라 촛불시민이 만들어준 것”이라며 “우리가 지목한 후보가 스스로 무너졌다”고 안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을 만든 사람은 (안 전 대표가 아닌)국민”이라며 “국민의당은 진보보수, 왼쪽오른쪽이 아닌 국민의 삶이 있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팍팍한 삶의 현장에 달려가 작은 문제부터 풀면 무너진 신뢰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선후보가 뭐라고 하든, 출마선언이후 당이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나”라며 “안 전 후보의 출마는 그래서 당에게도, 자신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토론회 참석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꾸준히 당원과 지역위원장, 지방의원, 국회의원 및 고문들을 만나 제가 결심한 이유를 진솔하게 밝히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는 출마포기를 단 1%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 출마를 접는다는 것은 정계은퇴와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 전대에 겉으론 태연한척하고 있지만 새로운 당 대표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속으론 셈법이 복잡하다.
민주당은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로 내홍에 쌓인 국민의당 전대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속내는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돼 있어 국민의당 당권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이나 도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텃밭인 전북을 두고 피할 수 없는 경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텃밭을 내줘 자존심을 상했으나 대선에서 승리하며 정치적 주도권을 잡았다.
민주당은 대선 승리와 문재인 정부의 친 전북정책을 바탕으로 내친김에 내년 지방선거도 승리해 향후 총선에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전대가 안 전 대표의 출마로 내홍을 겪고 있지만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 간 3파전으로 당의 분열 없이 흥행으로 갈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도당이 긴장하지 않을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감활동 등 추석을 전후한 민심과 내년 지방선거 경선 룰을 둘러싸고 헛발질 할 경우, 어렵게 돌아온 민심을 다시 잃을 가능성도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겼다고 배부른 것 같지만 지방선거는 다를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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