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비우고 채우는 삶의 가치를 온 몸으로 느끼는 축제가 펼쳐진다.

완주 송광사(주지 법진)가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백화도량 종남산 송광사 일원에서 한 여름 밤의 축제 ‘2017 송광 백련 나비채’를 열고 있다.

‘나누고 비우고 채우고’의 앞 글자를 따 이름 지은 축제는 까막까치가 놓은 오작교에서 견우직녀가 만났듯, 사찰에서 마련한 넉넉한 행사를 통해 지역민과 이주민이 소통하고 사회가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2015년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2016년 확장, 나눔의 의미를 더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올해도 홍련, 백련, 청백련, 황련이 활짝 핀,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몰리는 이 맘 때 여러 행사를 진행하며 지난해 베트남에 이어 스리랑카 프로그램을 꾸린다.

연 음식 나눔, 백련나비채 사진공모전, 나비채 부채 전시회, 종교평화특강, 나비채 종교화합 만찬, 이주민 전통법회 등이 그것. 특히 18일에는 500여명이 모여 축하행사를 벌이는데 오후 4시 사운당에서는 천주교 원로 지도자를 초청해 종교 평화 특강을 갖는다.

오후 6시 사운당 앞마당에서는 종교간 음식 나눔과 교류가 이뤄진다. 평화방송 ‘수도원음식’ 진행 수녀님과 불교 사찰음식 전문가 대안스님이 맛 대 맛으로 대결하고 참가자들은 연잎밥, 연칼국수, 연자죽, 감자들깨탕을 맛볼 수 있다.

이어 저녁 7시 10분에는 현판 상현식(사운당)이, 7시 30분에는 나비채 음악회(야외무대)가 열린다. 국내 정상급 기악 연주자 및 성악가 14인이 꾸미는 갈라쇼에서는 가일플레이어즈, 신금호(베이스 바리톤), 이세진(소프라노), 신동원(테너), 안갑성(바리톤), 유재우(트럼펫), 김주영(피아노), 한송희(바순)가 다채로운 클래식을 선사한다.

19일 정심원 문화센터에서는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떡메마을에서 일하는 장애인 20명(오전 10시)과 정심원 생활인 30명(오후 2시)을 초청, 각자에 맞는 ‘동자승 석고방향제 만들기’를 진행한다.

20일 사운당에서는 다문화 이주민 및 외국 노동자 500여명과 함께 불교문화를 경험한다. 스리랑카 스님과 함께 ‘스리랑카 불교 의식 법회(오전 10시)’를 갖고 스리랑카의 음식 공양, 민속공연, 문화 소개, 노래 자랑 등 위안잔치(오후 1시)를 벌인다.

상시행사도 여럿이다. 올해 햇 연꽃을 우려낸 차로 시음 및 다례 체험(오후 1시~4시 관음전)하고 송광사 신도들이 정성스레 만든 연 음식 나눔행사(정오~오후 1시 방문나눔)가 이뤄진다.

일상생활 속 나비채를 담은 사진을 공모, 시상, 전시하는 사진전(송광사 적묵당)과 전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조충익 선생의 부채를 소개하는 부채전(송광사 관음전)도 감상할 수 있다. 법진 주지스님은 “일상 속에서 이웃과 나누는 삶, 스스로 비우는 삶, 사랑과 지혜로 채우는 삶이 행복의 길임을 자각하며 사회가 행복하고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고 취지를 전했다.

063-243-8091./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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