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백제 왕도(王都)로서의 위상 되살리기와 체계적 복원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전주시가 관련 유적과 문화유산 등을 표기한 유적지도의 완성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보다 체계적이고 정확한 후백제 역사문화유적의 발굴·복원이 가능해져 시가 글로벌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전주 구도심 100만평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고 있다.
시는 후백제의 궁성 및 도성으로 추정되는 노송동 등 관내에 산재해 있는 후백제 유적에 대한 정밀지표조사를 실시하고,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후백제 문화유산의 지도를 완성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정밀지표조사를 진행한 전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유철)은 물왕벌 및 기자촌, 동고산성, 남고산성, 무릉마을, 왜망실, 황방산, 어은산, 다가산, 완산칠봉을 비롯해 전주부사에 기록된 후백제 추정 산성터와 산성 내부 등 500만평을 대상으로 직접 도보담사를 실시했다.
또한, 지역주민들과의 면담조사도 병행해 후백제 유적 33곳을 신규 발굴했다.
신규 발굴된 유적지는 남고산성 추정 행궁지 등 성곽유적 11개소, 황방산 건물지 등 건축유적 6개소, 우아동 와요지 등 생산유적 5개소, 무릉 추정왕릉군 등 분묘유적 6개소, 옥녀봉 유말산포지 등 생활유적 5개소다.
특히, 남고산성 내의 추정 행궁지는 후백제 때 사용됐던 초석, 기단석, 기와들이 수습돼 후백제 시대의 유적 존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아중저수지 인근 무릉고분군의 경우 인위적으로 만든 대형 분묘형태의 조성이 확인됐으며, 산 정상부에서는 정연하게 배열된 숯이 발견됐다는 주민들의 제보에 따라 향후 후백제와 관련한 연관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생산유적인 왜망실의 우아동 와요지에서는 수많은 기와편과 가마벽체편 등이 발견됐고, 네모 형태의 전돌편(길이 25cm, 두께 6cm)도 확인돼 관아에 필요한 기와 등을 공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시는 이번 정밀지표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차별 유적의 성격 등을 밝히기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우선 후백제 유적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무릉마을 고분군 등 도성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대한 시굴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전주가 후백제의 왕도라고 하지만 왕도로서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구체적인 유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기초자료가 확보된 만큼, 앞으로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후백제 역사를 재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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