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식재된 가로수 가운데 일부가 사고 위험과 불편을 야기하고 있어 수목변경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노선에 식재된 가로수는 수십 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전주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본보 취재 결과 전주시 서완산동 완산교에서 진북동 진북교 입구까지 2.5km 구간 도로 양쪽에 메타세콰이어 수목의 왕성한 생육으로 인한 피해가 확인됐다.

뿌리가 표면 밖까지 돌출되면서 가로수 덮개는 물론 인도에서도 파손이 이뤄졌다. 인도 곳곳에서 발생한 균열 때문에 높낮이가 제각각 틀어졌고 이로 인한 불편은 보행자들이 감수해야 했다. 심지어 인근 주민들은 해당 수목이 자신들의 주택 건축재를 부식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수목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타세콰이어로 인한 지적과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2015년 행정, 환경단체에서 종합 검토한 결과 해당 수목을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천변에 식재된 메타세콰이어는 과거 논의에서 보존할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봤다. 오랜 동안 전주천변에 식재돼 지역을 대표하는 경관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며 “주민 피해나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기적인 가지치기와 인도정비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해당 구간에는 높이 15~25m, 지름 40~57cm의 메타세콰이어 185그루가 생육을 늦추고 낙엽으로 인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 가지치기가 이뤄진 상태다. 1970년대 심어진 것으로 추산되는 메타세콰이어는 당시 전주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가로수로 애용됐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수목은 비단 메타세콰이어에 그치지 않고 있다. 은행나무가 식재된 전주시 태평동 대동로 공구거리 700m는 열매를 맺는 가을철이면 해마다 민원이 폭증하는 상습 구간이다. 해당 구간은 은행 열매로 인한 사고 위험과 악취의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한 상인은 “무거운 공구를 운반하는 사업현장인데 가을이면 노면에 은행 열매가 떨어져 사고 위험이 높다”며 “더군다나 코를 찌르는 악취 때문에 고객들이 방문을 기피할 정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는 2014년부터 수목교체 사업을 진행, 현재 절반가량의 은행나무(암나무)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수목교체 사업은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로 교체해 불편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암나무 53그루 가운데 31그루를 교체, 현재 22그루가 식재돼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과거 전주뿐만 아니라 생육 속도나 경관 등을 이유로 특정 수목이 가로수로 애용됐다. 당시 발견되지 않던 문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드러나고 있다”며 “시민들의 편의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목교체 등 가로수 정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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