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피프로닐·비펜트린)’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들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시중에 버젓이 나돌면서 도민들의 안전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축병원, 애완동물 용품점, 약국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관련 제품은 국내에선 유해 여부가 낮다고 규정하지만 일부 국가에선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만 가중되고 있다.

17일 본보 취재 결과 도내 가축병원 등지에서 ‘비펜트린’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누구든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은 닭에게 가려움증, 수면장애, 빈혈, 체중감소, 폐사 등을 유발하는 진드기를 박멸하는 살충제다.

독성 실험에 따른 사용법과 적정 용량이 규정돼 있지만 판매처로부터 안전 관련 설명은 듣지 못했다.

도내 한 양계 농가주는 “닭의 산란율을 저하시키는 진드기를 박멸하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한다. 아무래도 살충제를 살포하고 나면 속이 매스껍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인체 유해 살충제 성분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은 비단 양계 농가에 그치지 않았다.

‘피프로닐’ 성분이 함유된 제품도 동물약국이나 애완동물 용품점에서 의료진의 처방이나 별도 허가 없이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신경을 과도하게 흥분시켜 진드기 등을 박멸하는 동물 구충제다. 반려동물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판매된다는 한 제품은 10kg 이하 소형견용 12개입 기준 11만원에서 1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 동물약국 관계자는 “피프로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겐 아주 흔하게 접하게 되는 성분이다. 동물의 외부 구충제 대부분이 해당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 관계자는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함유되더라도 제품의 유통에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이번 살충제 달걀 논란은 일부 농가에서 무허가 제품을 사용하고 적정 사용법을 준수하지 않아 불거졌을 뿐이다”고 답했다.

이어 “도내 산란계 농장 125곳 가운데 84곳에 대한 성분 조사를 마쳤다. 현재 기준치를 넘는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은 없다”며 “내일까지 모든 농가에 대한 전수조사를 조속히 마쳐 도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문제가 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은 각각 세계보건기구에서 독성이 있는 2급 위험 물질로, 미국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아 섭취 가능성이 높고 다량 섭취하면 간이나 신장 등 장기 손상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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