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조류인플루엔자(AI)에 폭염 폐사까지 겹쳐 줄도산 위기에 몰려 있는 가금류 축산업계에 이번에는 예기치도 못했던 살충제 계란 파동이 덮쳐 설상가상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은 진드기 등 기생충 박멸용 살충제 안의 인체 유해 독성분이 계란에 스며든 것으로 밝혀지면서 야기된 것이다. 당국이 산란계 농가 전수 조사로 유해 성분 검출 계란의 전량 폐기 등 대응에 나섰지만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AI나 폭염은 닭오리 등 가금류의 대량 살 처분이나 폐사가 불가피해 축산 농가에 끼친 피해가 엄청났다. 그러나 살충제 계란 파동은 감염 계란 폐기만으로 우선 피해가 종식될 수 있을 것 같아 얼핏 사태가 가벼운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 파동과 피해 규모가 AI나 폭염에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란은 사실상 우리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식품이다. 일상의 식생활은 물론 특히 제과업계는 계란 없이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당국이 AI 때의 무차별 살 처분과 달리 전수 검사로 살충제 성분 무 검출 계란의 유통은 가능하게 하고는 있다. 그러나 광우병 AI 구제역 파동서 보듯 인체 유해 위험 축산물에 유난히 민감한 우리 국민들의 소비 기피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축산업계와 식품업계에 미치는 피해도 재난 수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AI와 구제역에 폭염까지 대규모 살 처분과 대량 폐사로 축산업계의 존립을 위협해온 잇단 재난들이 우리 축산업계의 고질인 밀집축산서 비롯돼 왔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의 살충제 계란 파동도 밀집축산이 근본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넓은 땅에 방사하는 닭은 ‘흙 목욕’으로 진드기 등을 스스로 퇴치하나 A4용지 한 장 면적에 닭 1마리를 키우는 케이지식 밀집사육 닭은 그러지 못해 살충제 퇴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OECD가 ‘한국의 가축질병‘ 보고서서 밀집사육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EU는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 축산 당국은 이를 알면서도 해마다 대량 살 처분과 천문학적인 보상 등을 반복하고 있다. 밀집축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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