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갈등 해결이 시급하다

오피니언l승인2017.08.22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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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최근 우리 사회는 탈권위화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개혁이 이루어지면서 심각한 갈등이 분출되고 있다. 검?경수사권독립과 같은 중앙행정부처의 갈등 뿐 아니라, 사드배치와 원전 건설 등과 같은 정부와 주민의 갈등, 매년 기업에서 발생하는 노사 갈등, 신공항유치와 같은 지역간 갈등, 가족 갈등, 학교 내에서 학생들 사이의 갈등 등 갈등의 종류도 다양하다.
공공갈등은 정부나 국회에서 법령을 제정 또는 개정하거나, 공공기관 등에서 정부정책이나 공공사업을 수립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대립으로서 당사자 또는 제3자 중 적어도 어느 한쪽이 정부나 공공기관인 경우를 말한다. 공공갈등은 일반적으로 다수의 주민이 개입된다. 이해당사자의 수도 많고 갈등의 쟁점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한번 갈등이 발생하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러다 보니 공공갈등의 경우 갈등의 심각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갈등의 양상이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사회적 비용과 시간적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설령 갈등을 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여전히 이해당사자들 간의 상처와 불신은 남아 있어 추후 정부의 정책추진시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갈등의 장기화 경향은 갈등관리시스템의 부재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5년 8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회사갈등지수 국제 비교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는 OECD 국가중 5위에 해당하고, 정부의 행정이나 제도가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지를 나타내는 사회갈등 관리지수는 OECD 34개국 중 27위에 머물렀다”고 발표하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6년 12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는 OECD 34개국 중 3위로 갈등이 심한 국가로 나타났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사회갈등요인이 많고 갈등관리 수준이 낮기 때문으로 조사되었다. ‘사회갈등지수’는 사회갈등 ‘요인 지수’를 사회갈등 ‘관리 지수’로 나눈 값으로 사회갈등 요인 지수가 높을수록, 사회갈등 관리 지수는 낮을수록 값이 커진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는 더 비관적이다. 연구소측의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이 27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소측은 한국 사회의 갈등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최소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으로 추산하면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27%를 갈등 해소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고, 한국의 갈등지수가 10% 하락하면 1인당 GDP가 1.9%~5.4%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존 중앙 정부 중심의 갈등관리는 분명히 한계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참여정부에서는 2007년 대통령령으로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여 갈등관리의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2008년 2월에 발간된 참여정부 정책보고서 “공공갈등관리시스템 구축 신뢰와 통합을 향한 첨여정부의 노력 -”에는 공공기관의 갈등관리에 관한 법률(안)과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안)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회적 갈등 기구 설치 등의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중앙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 크다.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과 같은 유럽의 주요국가들은 사회의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시민이 참여하는 중립적 협치기구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 그리고 물리적 힘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재판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지금까지 공공갈등의 해결 사례를 살펴보면 당사자간 협상을 통한 해결방법 보다는 물리적 힘을 통한 해결방법이 많았었고, 재판을 통한 해결방법도 다수 있었다.
갈등 해소를 위한 최선의 방안은 당사자간 대화를 통한 해결방법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당사자간의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 사례를 살펴보면, 중앙 정부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노력을 통해 해결된 사례가 훨씬 많았고 이들 기관이 중앙 정부보다는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노력하였다. 중앙 정부의 노력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부터라도 중앙 정부가 갈등 해소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우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갈등관리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리고 중앙 정부는 법에 근거한 국가공론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 최근에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중단 여부에 대한 여론을 모의기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가 발족되었으나 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당사자와 제3자간의 신뢰가 중요한데 공론화위원회의 존립 근거가 흔들려서는 절대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시민참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 갈등은 하나의 주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앙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가 참여하여 한국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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