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를 맞은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은 전북작가를 전면에 내세우고 많은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나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미술축제라는 정체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회가 주최하고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 집행위원회(위원장 강신동)이 주관한 ‘2017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이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과 교동아트미술관‧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집행위에 따르면 올해 관람객 수는 7390명이며 작품 판매 예상금액은 7,200만 원이다. 지난해 7000명, 6,500만 원에 비해 소폭 올랐다. 30만 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반앤반 할인전’은 반앤반 50%에 해당하는 32점을 판매해 700만 원의 수익을 냈다.

비교적 높은 방문객 수를 기록한 건 전북예술회관을 주요공간으로 활용한 지 4년차, 지역민들은 이 맘 때쯤 이곳에서 행사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고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옥마을 내 전시와 부스를 통해 전북예술회관으로 향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주관처의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판매액을 올린 것도 주목할 점이다.

전시의 경우 화랑전을 청년작가 개인전으로 바꾸고, 청년작가 개인전을 여러 연령대 작가들의 개인전으로 넓히는 등 지난 3년 간 변화를 거듭해 온 데 이어 굳히기에 나섰다.

2,30대가 주축으로 참신한 느낌을 자아내는 ‘JAF Youth9’와 이후 연령대로 노련함이 묻어나는 ‘JAF Flash27’에서는 지역 출신 미술인 36명의 결과물을 한데 모아 전북미술의 현재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기존 기획전인 ‘반앤반 할인전’ ‘공예이야기전’ ‘전북 작고작가 특별전’ ‘JAF 설치전’과 부대행사인 스탬프릴레이, 미술놀이터는 대중에게 한 걸음 다가서는 노력을 이어갔다. 신설된 작가오픈스튜디오는 맥을 같이 했다.

작가들은 동료들과 소통하고 일반인들을 마주하면서 스스로의 작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미술계의 성장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프로그램 완성도는 아쉽다는 의견이다. 내실이 부족해 의도했던 바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좁은 공간(전북예술회관)에 36명의 개인부스를 마련하다보니 더 좁아지고 전시작 크기에도 제약이 생기는 등 깊이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나아가 선택과 집중을 제안했다.

한 미술인은 “예술회관이 가진 특성과 한계를 토대로 전시를 구성해야 하는데 작가들에게 더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에 수를 너무 늘린 거 같다”면서 “하지만 장소는 좁고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술가는 그리 많지 않다. 참여자 수를 줄여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면 저마다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볼 수 있고 조형물도 늘어 장르 또한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첫 선을 보인 오픈스튜디오에서는 전각을 시연하고 전각 장르와 작가에 대해 설명했으나 느슨하게 개인 또는 소수에게 전하는데 그쳐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정시간을 정해 소개한달지 여러 분야로 확장하는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전북작고작가특별전은 작고작가에 대한 설명이 미흡해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으며 설치전은 단순화돼 보는 재미가 덜했고, 반앤반 할인전은 대표전과 가격 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어 예년 판매가격(900만 원)에 미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술축제인지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여럿이다. 전북아트페어에서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로 전환하고, 공간은 넓지만 인적이 드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좁지만 발걸음이 잦은 전북예술회관으로 옮긴 건 여러 사안을 고려해 미술시장에서 미술축제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작품구입이 작년대비 700만 원 증가했으나 전북도립미술관 구입예정인 5,000만 원과 반앤반 수익인 700만 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1,500만 원이 판매된, 개인 수집가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도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프로그램 전반이 심도 있게 다뤄지지 못하고 이벤트도 적어 축제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집행위의 기획력도 기획력이지만 행사가 지닌 태생적인 한계, 적은 예산(8,000만 원)과 좁은 공간(전북예술회관)을 개선하려는 전북도 차원의 움직임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강신동 집행위원장은 “축제 성격은 가져가야 하고 장소와 재정은 현재로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일단 전시, 부대행사 부분에서 부족한 것들을 다듬어가겠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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