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만 변해서는 지역발전 이끌 인재양성 어렵다"

<35년 교수생활 마감하는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8년간 총장 역임 '위기 극복' 각종 평가 전국 1위 위상 높여··· 초중고 교육 정상화 시급 무너진 교권도 바로세워야 이병재 기자l승인2017.08.30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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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거석(63) 전 전북대 총장이 8월 31일 대학 강단을 떠난다. 조교 시절까지 포함 무려 40년을 대학에 몸을 담았던 그는 직선제를 통해 전북대 제15, 16대 총장을 연임하면서 대학발전에 많은 공을 세웠다. 이제 그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끝으로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대학을 떠나는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들었다.
-35년 교수생활을 마감하게 됐습니다.
▲도민의 관심과 사랑 속에 위기의 전북대학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학교를 떠나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28세에 전북대 법대 전임교수가 되고 올해로 만35년 동안 봉직했으니 저로서는 큰 영광입니다. 대과없이 퇴직하게 된 것엔 무엇보다 동료 교수들과 직원 선생님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년간 총장을 역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 제가 지난 2006년 총장으로 취임하기 직전에 전북대는 총체적인 위기였습니다. 대학 위상이 전국 40위권으로 추락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대학 구성원 모두와 소통하며 위기 극복에 노력했습니다. 취임과 함께 대학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교육과 연구, 학생 취업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습니다. 특히 대학 경쟁력의 원천은 교수에게 있다고 보고 교수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학사관리를 깐깐하게 고치는 대신 장학금과 해외 경험을 많이 쌓도록 지원을 늘렸습니다. 국가예산을 따려고 중앙부처와 국회에서 밤늦게까지 기다리며 담당 공무원을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대학경영을 혁신하다보니 하루 25시간 근무도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들이 나타났는지요.
▲ 2년 만에 세계 수준의 논문인 SCI논문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이후 교수 1인당 논문수와 연구비, 연구비 총액에서 잇달아 국립대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교수 논문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라이덴 랭킹도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종합대 톱 5에 들었습니다. 아울러 잘 가르치는 대학 평가에서도 전국 1위를 차지한 바 있고 대학 특성화 사업에서도 전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학생 만족도와 전국 대학평가 책임자들이 뽑은 가장 발전한 전국 지역대학 1위라는 성적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 세계 5번째 고온플라즈마 응용연구센터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대학 최대 규모의 식물공장을 보유한 LED농생명 융합기술연구센터, 그리고 미국 최대 규모의 연구소와 공동으로 설립한 로스알라모스연구소-전북대 한국공학연구소 등 세계적 연구소를 유치한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전북대는 경제력이나 인구수 면에서 전북에 앞서는 광주전남이나 대전충남의 거점대학은 물론 5~6배에 이르는 대구경북, 부산경남의 거점대학까지 모두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평소 인재 양성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저는 대학총장을 지내면서 고등교육만 변해서는 지역발전을 이끌 인재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역의 초·중·고 교육과 대학 교육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전북 인재를 국가적으로 길러 낼 수 있다고 봅니다. 현 시점에서는 초중고 교육의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권을 바로 세워 선생님들의 기를 살려 드리고, 신바람 나게 가르치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보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기초학력의 부진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초중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또 학업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더 큰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수월성 교육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북의 미래 세대를 위한 인재 육성 차원에서도 이제 전체적인 시각에서 균형 잡힌 교육을 해야 합니다.
-전북 교육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예로부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교육 가족들과 전라북도 도민들의 뜻을 합치면 얼마든지 전북교육을 바꿀 수 있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교육 주체들 간에 상대를 존중하고 섬김과 경청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현안도 능히 해결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전북교육청이 전북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여러 대학들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이뤄나가야 전북교육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입니다.
-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후원회장을 맡은 것이 어린 시절 경험과 관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님 사업실패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기에 중학교 때 신문 배달과 학교 매점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런 경험이 빈곤가정의 어린이를 돕는 일에 관심을 갖게 했습니다. 가슴 아픈 일입니다만 전북은 전국에서 인구대비 빈곤 아동비율이 8%로 가장 높습니다. 하루 빨리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끝으로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 지금까지 대학교수 생활 35년에 국립대학교 총장 8년의 임기를 무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이런 모든 명예는 다 내려놓고 전북 교육의 새로운 희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많은 분들로부터 고견을 듣고 있습니다. 아울러, 빈곤아동을 위한 봉사 활동은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병재기자·kanadasa@

■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은
1954년생. 전북대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주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전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 한국소년법학회장, 미국 프린스턴대와 일본 도쿄대의 객원교수 등을 역임하며 법학발전에 기여했다. 2006년 12월 전북대 15대 총장에 취임해 2010년 연임에 성공, 전북대 최초 직선 연임총장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다. 전국대학교육협의회장(전국 4년제 국립, 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과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교육 분과 위원장,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맡아 교육발전에 기여했다. 올해 5월부터 어린이재단 후원회 부회장 겸 전북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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