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가 세계를 뒤덮을 시점에서 탄생한 개념이 바로 공유경제다. 미국 하버드 대학 로렌스 레식 교수가 정립한 이 개념은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서로 빌려주는 협력적 소비다. 자동차나 빈방, 책 등 활용도가 떨어지는 물건이나 부동산 등을 공유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그렇다고 갑자기 발명된 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미 벼룩시장이라든지 중고교에서 교복이나 책을 물려주는 행위 등은 공유개념에 든다. 어쨌든 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공유해 쓰는 것이 공유경제다.
  공유경제의 이점은 많다. 우선 자원 소유자 입장에서 보면 사용 하지 않는 물건이나 서비스 등 유휴자원을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입장에서도 구매와 소유에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일정 기간 필요한 만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서 이익이 된다. 그러니까 빌려주는 사람이든 빌려 쓰는 사람이든 간에 서로에게 이로운 윈윈 게임인 것이다.
  공유경제는 점차 진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누고 바꿔 쓴다는 단순한 발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경기 침체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또 이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식으로도 나아가고 있다.
  특히 에어비앤비와 우버 택시는 공유경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예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창업한 숙박 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이미 대중화 된 공유경제 모델이다. 우버 택시 역시 2009년 창업 이래 단 기간 내에 기업가치가 680억 달러를 돌파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전주시가 공유 경제로 반값 생활비 도시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전주시는 지난 1일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열고 정보와 공간, 재능 지식, 물건 등을 함께 나눠 쓰는 공유경제를 통해 생활비를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예컨대 전주 원도심에 정보통신 기술을 적용, 무료 와이파이존을 만들어 통신 생활비를 반으로 줄이자는 식이다. 또 아이디어로 공모해 우수한 아이템에는 정책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지난 2011년 공유경제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꼽았다. 그만큼 잠재 가치와 성장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다. 물론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적법성 논란이나 소비자 안전과 신뢰도 문제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한국은 아직 이 분야에서는 걸음마 단계다. 낡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의 이번 시도는 그런 의미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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