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의 미학속 친환경 농업

오피니언l승인2017.09.06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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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태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자연농법 창시자이자 환경운동가인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그의 저서를 통해 “농부는 자연의 힘을 완전하게 믿고 그 흐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자연농법의 핵심인 4무(四無) 농법을 주장했다.  즉, 네 가지를 하지 않고 작물을 재배, 생산하자는 것이다. 네 가지란 무경운(無耕耘), 무화학비료(無化學肥料), 무제초제(無除草劑), 무농약(無農藥)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이 취지에 대부분의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4무 농법을 바로 농업 현장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농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장 제초제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작물을 재배한다는 것이 그다지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경험과 기술 없이 바로 무경운을 시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4무 농법을 바로 실천하기란 어렵겠지만 그래도 우선 이들 중에 가장 실천이 용이한 것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재배법일 것이다.
  무화학비료 재배는 비료 이용량이 높은 작물에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대표적인 작물로 옥수수를 들 수 있다. 옥수수는 흡비력이 강해 지력소모가 많으며 비료 시용량이 많은 작물로 알려져 있다. 옥수수의 질소 시비량은 300평당 14.5∼17.4kg으로, 다른 화본과 곡류인 벼(7∼9kg)보다 약 두 배 많고 그 밖의 잡곡류나 맥류에 비해서도 높다.
  그렇다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무엇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풋거름 작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풋거름 작물은 작물을 키우는 또 다른 작물로, 친환경 유기농업의 감초 역할을 한다. 헤어리베치와 같은 콩과 풋거름 작물을 옥수수를 수확한 뒤 가을에 파종해 이듬해 봄, 옥수수 파종 전에 토양에 갈아 넣으면 화학비료 없이도 재배가 가능하다. 많은 비료를 필요로 하는 옥수수의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웬만한 작물은 헤어리베치로 화학비료 대체가 가능하다.
  풋거름 작물을 이용하는 방법 외에 축산 퇴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축산농가가 직접 작물을 재배할 때 축산 퇴비를 이용할 수도 있고, 경종농가와 협조해 이용할 수도 있다. 풋거름 작물이나 축산 퇴비 이용이 힘든 도시농업, 텃밭 등을 하는 사람은 음식물 쓰레기 활용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렇게 화학비료 대신 유기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 당장은 토양 유기물 함량이 늘어나지 않지만, 한두 해만 농사지어도 흙이 부드러워지는 등 토양의 물리성이 개선돼 친환경 농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거창하게 자연농법을 말할 것 없이 당장 화학비료를 하나라도 대체하거나 줄여서 작물을 재배해 보자. 농업기술의 완성은 머리로 앎이 아니라 실천함으로써 완성된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갈 때 환경보전은 물론이고 더욱 안전하고 풍성한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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