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을 방문객들에게 설명하는 해설사가 될 수 있을까?
  (재)전주문화재단이 전주 완산동에서 ‘마을술사 양성을 위한 마을이야기 및 교육과정 개발 컨설팅 사업(이하 마을술사 사업)’을 시작했다.
  ‘마을술사’는 마을의 이야기를 관광객 등 다양한 수요층에게 해설 할 수 있는 마을 이야기 선비(해설사)를 뜻하는 신조어다. 전주문화재단은 첫 사업대상지로 다양한 문화자원을 보유한 완산동을 선정하고, 기령당 회원 등 완산동 주민 8명과 화가 등 청년기획자 6명으로 구성된 14명의 시민위원을 위촉했다. 또한 시민위원들은 전북대학교박물관 전문연구원인 김성식 민속학 박사와 윤지용 도서출판 기억 대표 등 두 명의 담임 강사와 함께 2개조로 나뉘어 마을술사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한다.
  이들은 준비 모임을 거쳐 지난 4일 저녁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인 기령당에서 14명의 시민위원과 담임강사들이 참석해 첫 강좌개발 모임을 가졌다.
  이날 전주문화재단 정정숙 대표이사는 “전주시 근대문화의 핵심지라 할 수 있는 완산동의 기억과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숨은 명소를 찾아내고 보여줌으로써 문화가 새로이 꽃피는 완산동이 되기를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강좌 개발 모임은 오는 29일까지 매주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 세 차례씩 기령당에서 진행된다. 모임은 마을이야기 만들기·말하기·보여주기의 과정을 통해 완산동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 찾기부터 마을의 명소 찾기에 이르기까지 12번의 만남을 갖는다.
  이런 과정은 시범 사업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마을 전체를 박물관으로 만들고 주민들을 마을박사로 양성해보겠다는 큰 그림 아래 속해 있다.
  전주문화재단 김창주 생활문화팀장은“전주문화재단은 2006년 창립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전주 토박이 어르신의 구술을 채록해 지역 근현대사를 재구성하였고, 현재는 동심(洞心)찾기를 비전으로 마을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마을술사 사업은 이렇게 수집한 이야기를 활용하고 응용하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을술사 사업은 완산동의 숨은 명소와 이야기를 발견하는 ‘완산동 빌리지 투어’를 기획, 시범 운영할 계획이며, 에코뮤지엄의 개념을 차용하여 주민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완산동 미니 박물관’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책임연구를 맡고 있는 전주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과 홍성덕 교수는 “마을술사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마을술사 문제은행 개발, 커뮤니티 및 조직화 방안, 방과후교실 연계 교육과정 개발, 마을술사 운영 매뉴얼 개발, 향후 발전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술사 양성 컨설팅 사업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문화컨설팅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시의 사업비 지원을 받아, 전주문화재단이 기획운영하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