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전국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11일 막을 내렸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올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매년 6월초 경에 열리던 대회가 9월에 열리게 된 것은 익히 알려 진대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둘러싼 보존회 이사진의 심사비리 때문이다. 이 때문에 판소리 대통령상이 없어졌다. 대통령상의 존재 유무에 따라 참가자 수와 일반적 관심이 크게 차이가 난다. 판소리계에서 대통령상이란 소리꾼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명예이자 일정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 같은 것이다. 전국에서 벌어지는 각종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을 수 있는 자격을 인정을 받은 것으로 이에 따른 수입도 무시 못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대통령상 수상자로서의 명예도 제자들을 육성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판소리계의 정설이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상을 둘러싼 심사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통령상은 판소리계의 ‘로또’인 셈이다.
이런 대통령상을 박탈당한 전주대사습이기에 올해 대회에서는 심사 공정성이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 대회 심사 비리의 중심에 있었던 보존회 이사회 대신 명망가를 중심으로 조직위를 구성해 대회 전반을 이끌었다. 심사위원 추천과 선정을 별도로 조직으로 구성했고 예선과 본선 심사위원 별도 구성, 그리고 명창부 본선에 청중평가단을 도입했다. 명창부 참가자 수가 2명에 그쳐 이런 모든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비교적 공정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통령상이 없는 전주대사습놀이에서는 예전의 명성과 활력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공정성을 하루빨리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대통령상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당분간 연령별 제한을 둔 젊은 소리꾼을 선발하는 대회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통령상 회복을 위한 전주시, 조직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보존회를 포함한 전북 국악계의 각성이다. 올해 대회에 도내 국악인의 관심과 참여가 기대 이하였다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전주대사습을 일으키는 것, 나락에 빠뜨리는 것 모두 국악인들의 생각과 행동에 달려있다. 도내 국악인들의 대동단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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