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오래 전부터 술을 즐겨 마셨다. 그런 전통은 당나라 시인 이백에게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장진주’라는 시에서 “예로부터 성현들은 다 흔적이 없어도 / 오직 술 마신 사람만이 그 이름을 남겼다”며 술을 권하고 있다. 평소 애주가인 그에게는 술 한 말에 시 백편이라는 말이 따라 다닌다.
  중국술은 그래서인지 가짓수도 많다. 중국 전통술은 크게 황주와 백주 두 가지로 나뉜다. 황주는 적황색이 도는 도수 15도 내외의 술로 누룩을 발효시킨 다음 술지게미를 걸러내 만든다. 우리나라 막걸리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 주로 장강 이남에서 생산되는데 절강성 소홍가반주나 복건성의 용암침양주가 이에 속한다. 백주는 증류주다. 맑고 투명해서 백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도수가 40-60도로 독한 술인데 종류도 다양한 만큼 이름난 술도 많다. 귀주성에서 나오는 마오타이주와 사천성의 오량액, 산서성 분주 등이 유명하다.
  마오타이주는 그 가운데서도 중국을 대표하는 명주다. 청나라 초기부터 생산됐는데 오늘날에는 중국 최고급 술로 자리를 굳혔다. 19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파나마 평화박람회에서 세계적 명주로 이름을 날린 뒤 모두 14개 국제상을 받았다. 1951년에는 국주 그러니까 중국 대표 술로 지정됐고 1972년에는 모택동이 중국을 방문한 닉슨 미국 대통령에게 접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오타이주는 그럴 만하다. 독하면서도 부드럽고 향미가 뛰어나다. 5년에 걸쳐 증류와 숙성을 하는데 거기서 깊은 맛이 난다. 또 많이 마셔도 숙취가 없고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에 마오타이 대학이 세워진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마오타이주를 생산하는 구이저우 마오타이사는 15억 위안을 들여 정원 5000명의 대학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이 기업은 시가 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의 주류회사다. 캠퍼스는 13만 제곱미터에 도서관 장서만 50만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대학에서는 양조 공정을 비롯해 포도 경작, 식품 안전, 마케팅 등을 교육한다.
  최근 중국서는 마오타이주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고 한다. 올 상반기만 4조 원 어치가 팔렸는데 요즘 추석 명절 등을 앞두고 날개 돋친 듯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중국 당국이 구매 제한제까지 실시한다는 소식이다. 중국인들의 마오타이 사랑은 유별나다. 하지만 대학까지 세우며 명주의 명성을 이어가는 것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도 나라를 대표하는 명주가 한 두 가지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