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은 모든 사람이 부유하고 풍족한 삶을 살고,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존재하는 꿈의 땅을 말한다. 이 꿈은 단지 좋은 차를 타거나 고소득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자신의 타고난 능력에 합당한 사회적 지위에 오르는 것이고 또한 신분, 직위, 운과 상관없이 오직 그들의 능력으로만 평가받는 것이다.”
  역사가 제임스 트러슬로우가 ‘미국의 서사시’라는 책에서 한 말이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말마따나 아메리칸 드림은 사람들이 미국에서 이루고자 하는 가치나 사회적 수준, 민주주의, 평등 그리고 많은 재산 등을 의미한다. 요약하면 물질적 안정과 개인적 자유가 요체라 할 것이다. 비단 미국인들만이 아니라 미국으로 건너간 외국인들이 미국에 가면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포함된다.
  아메리칸 드림은 건국 초기에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토지를 소유하는 것이었고 그 다음은 직업과 교육이었다. 세계대전을 전후해서는 주택과 자동차가 꿈이었다. 다시 1970년대 이후에는 어느 정도 경제적 욕구가 충족되자 대학졸업과 전문적 일자리 등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다.
  한국인들에게도 아메리칸 드림은 익숙한 말이다.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한국인들은 미군을 접하게 되고 거기서 물질적 풍요를 실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풍요의 나라이며 지상의 천국이라는 인식이 깊이 각인됐다. 그래서 이민과 유학의 1순위는 미국이 됐다. 뭐니뭐니 해도 미국에 건너가서 성공하는 것이 최고의 성취가 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인 다카(DACA)를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다카의 대상은 불법 입국 부모를 따라 미국에 들어온 15-30세 청년들로 학교에 다니거나 취업한 청년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들을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고 해서 드리머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도가 위헌이라며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했다. 이 발표가 나가자 미국 전역에서 다카 폐기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유력인사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다카 폐기에 대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메리칸 드림을 짓밟았다”며 비판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의 신화가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인종차별과 철저한 배금주의,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 등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란 낙타 바늘구멍 통과만큼이나 어려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그래서 더욱 아프게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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