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춤계의 두 거장, 이흥구 명무와 김매자 명무가 우리 춤 정수를 선보인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15일과 16일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 정기공연 ‘무본Ⅱ, 고전의 진화’를 개최한다.
  ‘무본(舞本)’은 말 그대로 ‘춤의 근본을 들여다본다’는 기획으로 지난해 ‘무본Ⅰ’ 초연 이후 두 번째 무대.
  우리춤의 근간을 이루는 정재와 민속춤, 그리고 동시대의 예술로 진화하는 창작춤을 呈(정) ·中(중)·動(동) 3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무대에 올린다.
  1장 ‘정’은 조선 초, 지리산을 배경으로 삼봉 정도전이 태조에게 지어올린 당악정재 ‘수보록’에 근거한 당시의 무악(舞樂)이 그대로 재현된다. 이흥구 명무(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 학연화대합설무 예능보유자)가 고증·자문을 맡았다.
  ‘수보록’은 ‘금척’과 같이 조선 초기에 창작된 정재임에도 불구하고 당악정재 양식을 빌었기 때문에 의물(儀物)이 등장하는 특징을 보인다. 여타의 정재와 달리 의물을 든 무용수가 회무를 돌며 보록사를 부르는 장면이 압권이며, 노래는 이성계가 천명을 받아 왕위에 올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장 ‘중’에서는 민속무용 ‘태평무’와 ‘교방굿거리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태평무’는 한국근대무용의 대간인 한성준 옹이 경기도당굿의 무속장단을 바탕으로 하여 무대화시킨 작품이다. 이후 한영숙-손경순-복미경으로 이어져온 춤사위를 복미경 국립민속국악원 안무자가 무대에서 선보인다. ‘교방굿거리춤’은 이 시대의 마지막 권번 예인 김수악 선생의 ‘진주교방굿거리춤’을 모티브로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굿거리춤에서는 무겁게 정적으로 추다가 자진모리로 넘어가면 흥겨운 소고춤을 선사한다.
  3장 ‘동’에서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국 창작춤을 구조화한 결정체로 평가받는 ‘춤본’과 ‘춤, 그 신명’으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춤, 그 신명’은 1976년 ‘전통의 현대화’를 화두로 우리시대의 몸짓을 표방하며 창무회(創舞會)를 창단한 김매자 명무가 파격적 실험과 도전정신으로 완성한 ‘춤이다. 객석으로부터 등장하여 춤판이 시작되어 곱고 예쁜 춤이 아닌 가공되지 않는 춤, 원초적인 힘과 자유롭고 편안한 기운으로 추는 춤을 추구했다. 후반 신명이 달아오른 춤꾼들의 거침없는 춤은 춤꾼과 관객 모두를 무아지경으로 이끈다.
  복미경 안무자는 “한국 춤계의 두 거장과 함께하는 이번 공연을 통해 선조들의 예약정신과 내면의 세계를 그리는 춤사위, 그리고 신명의 끝자락에 뛰어오르는 춤꾼들의 숨결까지 전해지는 감동의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15일 저녁 7시30분과 16일 오후 3시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리며 전석무료이다. 문의 063-620-2324.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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