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으로,146×112cm, 나무에 옻칠재료기법,2017

옻칠 회화 작업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박지은이 열한 번째 개인전 ‘그녀歌’를 20일까지 우진문화공간 1층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옻칠 회화 작업이 10년을 맞아 마련한 개인전은 그에게 의미가 깊다. 옻칠 회화 작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너도나도 유행처럼 시도했지만 지금은 많은 작가들이 이 작업을 외면하고 있다. 일반 회화에 비해 재료비가 많이 들고 또한 기법 상 작업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웬만큼 해서는 공력이 안보이기’에 지치기 쉽다는 얘기다.
  나무화판 위에 삼베를 붙여 수십차례 옻칠을 올리며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저의 옻칠은 나무 화판이나 그 위에 삼베나 모시를 붙이고 주변의 흙이나 모래, 나전까지 첨부하면서 진행됩니다. 기성 물감이 없이 안료를 섞어 하나하나의 색을 매번 만들어 써야하고 칠 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수 십 여 차례 거쳐야 하는 지난한 작업인 만큼 완성된 작품에 대한 애정도 큽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옻칠작품이기에 그의 작품은 방수, 방습에도 탁월해 천년 이상 가는 작품이다. 팔만대장경이 현재까지 그 생명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옻칠이다.
  이번 개인전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변화다. 조형미를 추구하던 작업에서 ‘이야기가 있는 작업’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살다 전주 여행길에 조각을 하는 남편(조각가 김성석)을 만나 마흔을 앞둔 나이에 결혼을 하고 정착해 ‘전주댁’으로 불리는 그는 세 살 배기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 10시간 가까이 작업을 하는 억척스러운 엄마다.
  “결혼을 하고, 서울에서 전주로 삶터를 옮기고, 아이를 키우고, 그러다 보니 주변 환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보이는 것 차체 보다는 거기에 숨어 있는, 숨어 있을 만한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가더라고요.”
  소양에 있는 작업장을 주제로 한 ‘집으로’나 보금자리를 뜻하는 순 우리말 ‘텅에’는 그의 가슴 속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동덕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국내외 다수의 아트페어와 기획·단체전에 참여했다. 2009년 한국미술대상전 대상, 2011년 이랜드 문화재단 작가선정, 2012년 동화제약 가송문화재단 작가선정.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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