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철새가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북도 방역당국의 선제적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전북은 8개 시군 9개 지역에 걸쳐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드는 대표적 철새도래지이지만 매년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은 물론 축산농가 생계가 위협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전북도 및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에 드나드는 철새에 위치 추적기를 달아 이동경로를 확인한 결과 우리나라를 거치는 겨울 철새들이 아직 시베리아나 중국 동북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이들 겨울 철새들이 새끼를 낳고 키운 뒤 10월 중순이나 말부터 남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동북부에 머무르고 있는 철새들이 다음달 H5N1형 AI 바이러스를 국내에 전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H5N1형 AI가 발생했으며 매년 겨울 국내에 들어오는 철새는 100만마리 이상이다.

지난해 10월 28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간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AI가 최초 발생했고 전북에서도 지난해 11월21일 김제에서 시작된 AI가 올해 2월까지도 이어졌다.

더욱이 올해는 흔치 않았던 여름 AI와 살충제 달걀 파문까지 일어나 닭과 달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 장기화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전북의 경우 매년 고병원 AI가 반복해 발생하고 있어 정부 차원을 넘어 AI 초기대응 단계에 준하는 대응체계 및 종합적인 대책들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내의 경우 12월~1월사이 겨울철새가 집중 날아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철새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 가금류 농장의 점검 등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마련한 매뉴얼을 바탕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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