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관심 갖고 관리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경증 치매 환자로 4등급 판정 받은 A씨(73·여)를 7년 동안 병간호 한 남편이자 전담 보호사인 B씨(78)의 말이다. 그는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치료를 통해 많이 호전됐다. 지금도 치료나 관리를 주저하는 가정이 많은데 용기를 갖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시내에서 자동차학원 강사로 근무하던 B씨는 지난 2010년 부인 A씨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2차례에 걸친 수술 끝에 위기를 극복했지만 건강 상태는 악화됐다.

회복을 위한 치료를 이어가던 중 2011년 처음으로 치매 증상이 발견됐다. 당시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던 A씨가 사라져 가족들이 주변을 살핀 결과 지하에서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는 A씨를 발견했다.

B씨는 “의사가 치매와 관련한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처음 진단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부부라 하더라도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남에게 맡길 수 없어 항상 함께 한다”고 말했다.

7년에 걸친 치료 활동은 노부부가 거주하는 공간 곳곳에 스며들었다. 거실에는 A씨가 치매관리센터에서 손운동을 위해 제작한 조화, 탁상시계, 연필통 등이 진열됐다. 유관기관에서 열린 관련 교육 수료증도 수북이 쌓였다.

지금도 이들 부부는 정기적으로 치매지원센터를 찾아 치료를 받고 가정 방문 치료도 이어가고 있다. 또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가정끼리 모임을 꾸려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도 만들어가고 있다.

치매 가정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의와 시설 관계자 역시 “치매는 불치병이나 수치스러운 낙인이 아니다”며 “예방과 진단,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름다운 노인병원(임실군 치매 지정병원) 소광 원장은 치매 예방책으로 식습관과 운동, 체내 수분 공급을 강조했다.

소 원장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뇌에 좋은 생활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 뇌세포 형성에 좋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와 과격하지 않은 적정 운동을 들 수 있다”며 “학계에선 60세 이후부터 뇌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자의 경우 6개월에 한 차례씩 인지기능을 확인해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 개소해 ‘치매걱정 없고 노년이 건강한 전라북도’를 내걸고 관련 사업을 벌이는 전라북도광역치매센터 역시 치매와 관련한 인식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명일 전라북도치매광역센터 센터장은 “센터의 사업 가운데서도 중점을 두는 부분은 인식개선 홍보 사업이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지만 치매와 관련한 인식은 열악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치매는 불치, 수치 등 낙인으로 간주된다”며 “국가가 치매를 책임진다고 나선 만큼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이뤄져야 할 때이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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