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본질은 이윤추구다. 생존을 위해서는 이윤을 내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렇지만 이윤추구만으로 기업이 할 일을 다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 경영의 멘토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과제는 첫째, 기업들이 업적을 올릴 것, 둘째는 생산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성취의욕이 있는 근로자를 양성할 것 그리고 셋째,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기업은 생산 외에도 사회적으로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흔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을 한다. 기업이 시민 정신을 갖고 법령과 윤리를 준수하고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사회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미국 경영학자 캐롤은 이를 네 가지 분류한다. 먼저 경제적 책임은 이윤 극대화와 고용창출이다. 법적 책임은 회계 투명성과 함께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윤리적 책임은 환경과 윤리경영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선적 책임은 사회공헌활동이다.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데 대한 반론도 있다. 기업이 각종 사회활동에 참여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이것이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면 사실상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그저 영리성만 추구하면 그 역할을 다하는 셈이라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이런 주장은 최근 힘을 잃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면 그 기업의 존속 자체가 어렵다는 현실적 통찰이다. 기업이 영리에만 급급하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등 저항에 부딪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런 예는 수없이 많다. 그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기업 사회적 책임 순위가 추락했다고 한다. 컨설팅 기구인 RI의 발표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순위는 작년 20위에서 올해는 89위로 69계단이나 떨어졌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30위권에 랭크된 바 있는 것에 비추면 충격적이다. 그 원인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갤럭시 노트 7의 발화 등이라는 분석이다. 또 LG는 76위, 현대차는 92위로 한국 기업들의 부진이 역력했다.
  이렇게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기업의 이미지가 무너지면 곧 바로 성과에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그런 차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은 하나의 생존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도 이제는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미지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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