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돼서 교환해 준 ‘5만 원 권’이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6년 동안 한국은행이 교환해 준 손상된 5만 원 권 지폐가 10만 장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명재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은행이 교환해 준 5만 원 권은 10만 7940장(53억 9700만 원)이었다.

손상돼서 교환해 준 5만 원 권은 매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8520장(4억 2600만 원)에 이어 지난 2015년 2만 1880장(10억 9400만 원) 처음으로 2만 장이 넘어선 뒤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5000원 권과 비교하면 훼손된 5만 원 권수는 두드러진다.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교환된 5000원 권은 1만 9200만 장. 같은 기간 5만 원 교환수의 17.8% 수준이다. 실생활에서 5만 원 권 같은 고액권보다 소액권을 많이 사용하지만, 훼손 비중은 오히려 반대로 나타나는 것.

이는 5만 원 권을 이런 저런 이유로 숨겨뒀다가 훼손된 것을 발견한 뒤 뒤늦게 교환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소득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사업자, 범죄로 얻은 수익을 감추려던 이들 중 5만 원 권을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숨기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은행을 믿을 수 없다며 집이나 창고 등에 숨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이 올해 8월까지 교환해 준 훼손 지폐의 손상이유를 집계한 결과, 습기로 인한 손상(36.9%)이 가장 많았다. 화재(31.9%), 장판 밑 눌림(17.5%)으로 훼손됐다는 신고도 적지 않았다.

박명재 의원은 “화폐손상은 국부손상이라는 시민의식의 제고가 필요하다”며 “5만 원 권은 잠재적으로 비합법적이나 음성적인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매년 5만 원 권 환수 추세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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