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000여만 명에 이르는 프랑스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가 있다. 바로 파리의 에펠탑이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사진은 프랑스 여행의 인증샷이다. 파리 어느 곳에서나 우뚝 솟은 에펠탑을 볼 수 있는데 역으로 탑의 꼭대기에 오르면 파리의 거의 모든 곳들이 다 눈에 들어온다. 특히 불을 환하게 밝힌 에펠탑의 야경은 그야말로 백만불짜리다. 사실 에펠탑 없는 파리는 상상하기 힘들다.
  처음부터 이렇게 에펠탑이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1889년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기념 조형물로 탑을 구상했다. 작품을 공모했는데 이 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된 게 바로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의 작품이다. 높이 324m에 이르는 에펠탑은 하지만 시작부터 맹렬한 반대에 부딪쳐야 했다. 고풍스런 도시에 거대한 철탑이란 흉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20년 후 철거를 약속하고 겨우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탑이 제 모양을 갖춰가면서 여론은 좋다는 쪽으로 기울어갔다. 이를 에펠탑 효과라고 한다. 즉 처음에는 싫어하거나 무관심 하지만 대상에 대한 노출이 반복될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탑을 자꾸만 보게 되니 시민이나 예술가들도 눈에 익숙해지고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1909년 철거하자는 주장이 있었지만 꼭대기에 설치된 전파 송출장치 덕에 위기를 넘겼다.
  이후는 승승장구였다. 프랑스 국민들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도 에펠탑의 아름다움에 매료됐고 지금은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고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명소가 됐다.
  에펠탑 방문객이 최근 3억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탑을 운영하는 SETE의 발표에 의하면 탑을 건설한지 128년 만에 방문객이 3억 명을 넘는 금자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1층에는 방문객들이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출 수 있는 DJ무대를 만들고 선착순 1500명에 대해서는 입장료를 안 받는다. 또 특별 불빛 쇼와 꼭대기 층에서의 클래식 무대 등 이벤트들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에펠탑은 누가 뭐래도 예술의 나라 프랑스의 랜드 마크다. 관광 대국 프랑스는 에펠탑을 내세워 엄청난 액수의 관광수입을 올린다. 작년 파리 테러에도 불구하고 580만 명이 탑을 찾았다. 우리로서는 부러운 일 중 하나다. 대한민국의 랜드 마크는 뭘까. 이 질문에 선뜻 대답이 안 떠오른다. 지금부터라도 에펠탑에 필적하는 대한민국 상징물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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