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사바사바라는 말이 있다. 흔히 떳떳치 못하게 뒷구멍으로 일을 처리하거나 아부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의 본뜻은 고등어다. 고등어를 일본어로 사바라고 한다. 사바가 이렇게 다른 뜻으로 쓰이는 유래는 이렇다. 일본에서는 옛날 고등어가 꽤 귀한 생선이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관청에 가면서 부드러운 일 처리를 위해 고등어를 싸가지고 갔다. 이를 본 어떤 이가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관청을 찾아가던 이는 사바사바라고 답했다. 이후 사바사바란 말이 현재의 뜻을 갖게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고등어는 서민 생선이다. 값이 싸고 구하기도 쉽다. 게다가 영양도 풍부해서 서민 식탁에 오르기에 딱 맞다.
  고등어는 오래 전부터 백성들의 일상생활에 아주 가까웠다. 자산어보를 보면 고등어 중 몸에 반점이 있는 것을 배학어, 반점이 없는 것을 벽문어라고 했다. 또 칼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고도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래 고등어라는 말의 어원은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올랐다고 해서 붙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름이 많은 것은 그만큼 일반 서민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는 반증이다.
  고등어 요리도 아주 다양하다. 보통은 구이나 조림으로 먹지만 다른 조리법도 무궁무진하다. 이 생선은 단백질과 지방이 많아 쉽게 부패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염장하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염장도 배에서 잡은 즉시 하는 방법과 포구에 도착해 소금을 뿌리는 방법 그리고 소비지역까지 운반해 소금으로 간하는 방법 등이 있다. 신선한 고등어는 회로도 즐길 수 있다. 그 외에 서양에서는 케밥에 넣어 먹기도 한다.
  이 고등어가 노화속도를 늦추는 항산화 효과가 가장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하면 국내 다소비 생선 35종 620여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항산화 작용을 하는 셀레늄 함량 면에서 고등어가 가장 높았다. kg당 0.66mg이 들어 있었다. 셀레늄은 1978년 세계보건기구가 필수 영양소로 지정한 바 있다. 셀레늄은 심장기능 향상과 심근 퇴행성 질환,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등어에 이어 우럭과 광어, 삼치, 조기 순으로 셀레늄 함량이 많았다.
  흔히 고등어를 정어리, 전갱이, 꽁치와 함께 4대 등 푸른 생선이라고 한다. 맛과 영양 면에서 뛰어나다는 말이다. 온 국민들이 즐기는 국민 생선의 반열에 올라 있다. 거기에 약리적 효과까지 있다니 금상첨화다. 다만 우리 식탁에 외국산 고등어가 무려 40%를 넘는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양식기술이 이미 개발된 만큼 국내 생산을 늘리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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