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이리로 와봐, 너 나한테 감정 있어?”
자신을 ‘젊은 여성’이라고 소개한 김모씨는 지난 22일 겪은 황당한 사연을 전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게재했다.
김씨는 당일 오후 7시20분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려 했으나 수차례 오류로 승인을 받지 못했고, 결국 다른 카드로 요금을 지불한 뒤 하차했다.
하지만 김씨의 뒤통수에 날아든 것은 황당한 반말과 욕설.
1000만을 넘어 2000만 관광객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전주시는 최근 관광택시제도 도입 등 친절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대(對)시민 교통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대중교통 불친절 민원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전주시가 택시 친절서비스 제고를 위한 ‘전주형 택시 인증제’와 ‘민원총량제’ 등의 정책방안을 추진 중에 있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이 첨예해 당초 계획대로 시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13일 ‘택시다울마당’ 제2차 정기·분과 운영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주형 택시인증제’와 ‘민원총량제’의 운영방안, 운수종사자 교육자료 제작 및 교육실시, 택시 승강장 및 택시베이 설치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전주형 택시 인증제’의 경우, 시는 택시운수종사자(법인, 개인)를 대상으로 운행평가를 실시, 평가항목별 일정점수 획득자에게 인증마크를 부착하는 제도로, 내년 1월부터 추진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다울마당의 한 법인분과 위원은 “제도를 반대한다. 현재 (사내)자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이 제도는 계급 체계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위원들은 “(나는) 택시 이용 시 불친절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취지는 좋으나 운수업계 위화감과 편 가르기 우려가 있다”는 등의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민원 총량제’는 법인택시(운수종사자수 기준), 개인택시 별 월 민원 총량을 설정해 신고 받은 민원이 민원총량 초과 시 익월 카드결제 수수료 및 통신비 보조금 지원 제외로 운수업계 재정지원과 택시서비스를 연계한다는 취지로 고안됐다.
이 방안 역시 일부 다울마당 위원들은 원천적 반대 입장 표명과 함께 친절과 불친절의 기준이 모호한 점, 재정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복수의 위원은 “택시 기사님들이 대체로 친절하다”, “친절·불친절에 대한 모호한 기준으로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반대”, “법규위반 시 행정처분(과징금)이 있음에도 재정적 패널티 부과하는 것은 반대”라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관광객 및 시민들에게 보여 지는 홍보효과와 친절서비스 개선을 위해 두 정책을 찬성하는 입장도 제기됐다.
대체로 운수업계나 관련 종사자들은 시의 정책추진에 반대 입장을, 비종사자나 일반 시민들은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견 절충이 어느 정도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다울마당을 통해 이뤄진 발언들을 보면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 입장이 분명 달라 보이기는 하다”며 “현재는 정책에 대한 서로간의 의견을 나누는 단계인 만큼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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