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0년 대아댐 건설관계관 건설위치 현지답사

호남선개통과 함께 갈대밭에 생겨난 도시,‘근대 이리’는 호남수탈의 산 역사다. (사)전북 민예총 익산지부(이하 익산 민예총)는 26일 오후 4시 익산역 2층에서 ‘익산 근대 사진전-익산백제, 근대 이리 기억의 소환’을 개최한다.
  이날 사진전은 익산 민예총이 주관하고, 전북 민예총, 전라북도가 주최하였다. 또한 ㈜ 다산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익산민예총 회장 신귀백(영화감독, 영화평론가)은 “백제왕도 익산은 왕궁과 미륵사를 건설한 무왕의 카리스마 결정판”이라며, “익산땅에 왜인들이 철도를 부설하면서 이리라는 도시가 생긴 지 100년이 흘렀다. 이에 익산민예총은 근대 100년의 역사를 통한 익산시민의 개방성과 강인함을 새로운 정체성으로 확인”하고자 사진전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익산민예총은 이번 행사를 정례화 하여 차후 익산에 근대역사박물관 건립에 큰 힘을 보태고자 노력한다고 밝혔다. 신귀백 회장은 “익산과 역사적 궤가 비슷한 군산과 목포에는 근대(역사)박물관이 있다”며, “언젠가 건립될 익산근대역사박물관을 위해 익산 민예총은 각종 자료를 수집하여 시민들에게 연례 전시회로 공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사진은 ‘이리의 풍경’, ‘익산 왕궁탑 ? 미륵사지’, ‘이리역 철도 관려 사진’, ‘이리농림학교’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소중한 사진 약 5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회의 메인 사진은 1920년 사진이다. 최신양복을 입은 벅시(라스베가스를 건설한 인물)들이 대아댐 건설을 위해 강퍅한 바위산을 등에 지고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익산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맥고모자에 넥타이를 맨 수탈의 산 증인들 사이에 조선 두루마기를 입은 두 명의 남자가 보인다. 여기 댐을 쌓아 삼례 이리 익산 군산을 적시는 물길을 내고자 하는 야망이 꿈틀대는 사진이다. 한국의 식민지 전략을 나타내는 이러한 사진은 일찍이 발굴되지 못했다.
  또 익산에서 훈련을 마친 군사들이 이리 역을 거쳐 만주로 향하는 사진도 눈길을 끈다. 일본식 절 관음사에서 행해진 장례식 사진은 친일 졸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방전후 이리역과 이리 시가지의 모습은 보는 이의 눈을 아프게 붙든다. 이 사진들은 동국사의 종걸 스님 그리고 김승대 박사가 제공하고, 자문한 사진들다
  이날 개막 기념공연은 신은주(국악실내악단 소올 대표 ? 익산민예총 공연예술분과이사)씨의 사회로 진행된다. 또한 익산에서 활동하는 ‘인문캘리그래피연구회 사람人’의 캘리그래피 체험행사와 기타, 가야금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익산 민예총은 화폐로 교환받지 못하는 예술은 어떠한 가치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과, 문화예술의 서울중심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익산의 뜻있는 진보 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조직하였다. 이번 사진전 추진위원은 정호진(사진가), 장경호(도시재생), 이종진(근대수리연구), 손인범(우리배움터), 신청년(다큐감독), 임탁균(익산자활), 전창기(고대사연구), 장윤준(현대문학연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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