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기정사실화 하는 듯한 분위가 확산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탈당설까지 나오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급기야 안철수 대표가 24일 전북기자단을 만나 언론이 너무 앞서갔다며 호남반발 진화에 나선데 이어 25일엔 의총을 통해 통합 논의를 자제키로 까지 의견을 모았다. 바른정당과는 정책연대를 모색키로 했다지만 ‘언제든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 지역 분위기일 만큼 상황은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북을 비롯한 호남에서의 절대적인 ‘총선압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대표가 주도해 탄생한 국민의당 정체성이 좋아 지지한 경우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호남 유권자는 지역에 소홀한 민주당에 대한 강한 반감의 표시로 국민의당 후보에게 표를 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당은 물론이고 지역 출신 소속 국회의원들조차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칫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도 있단 전망까지 나온다. 당을 살리기 위한 통합논의였다지만 일부에서 ‘호남 덕에 만들어진 당이 이젠 호남 색을 빼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난까지 제기될 정도로 국민의당에 대한 지역민심은 사실상 바닥이다. 호남에서의 지지세를 회복하기 위해선 특단의 정치적묘수가 필요함에도 정작 중앙당에서는 엇박자만 놓고 있는 셈이다. 
전북 10명 국회의원 중 7명이 속한 정당이다. 이들 대부분이 통합논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읽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논의에 대해 선긋기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이런 반발조차 예상치 못하고 분란을 일으켰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의당은 또다시 지역 민심을 잃었다. 새로운 호영남의 정치세력이 뜻을 같이해 통합의 정치를 해보겠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그러기엔 순수성이 없어 보이기에 그렇단 것이다.
민주당이 상한가라 해도 적절한 수준에서의 견제세력 정당은 분명 필요하고 그 역할을 국민의당이 해줄 것이란 지역의 기대에 더 이상 스스로 찬물을 붓지 않았음 한다. 특정 정치세력 독주와 힘없는 전북정치력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표심이 힘을 더해 탄생한 정당이란 한계를 인정하고 지역민심에 부합하는 정치력 발휘에 최우선의 목표를 둬야 한다. 한국정치사에 제3당의 위치가 어떠했는지 돌아보면 답은 간단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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