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143층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겠다는 (주)자광의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시민들은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일 전주시민 K씨(57)는 소식과 관련, "지키지 않아도 되는 계획인데, 500층인들 포부를 밝히지 못하겠느냐"며 주요 관심사가 아님을 표했다.
이에 앞선 지난 27일 대한방직은 1,980억원 규모의 전주공장 부지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또 자광건설은 자회사인 (주)자광을 통해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21만6,463㎡(6만5,480평)을 매입하고, 이곳에 2조원 규모의 143층의 대형타워를 건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도내 건설업 관계자 P씨(56)는 "굴지의 대기업이 추진한 123층의 서울 제2롯데월드 빌딩이 준공되기까지 우여곡절 끝에 20여년 이상이 걸렸다"면서 "143층 계획은 해외톱픽감인데도 중앙지 등 반응이 없는 걸로 봐서 지나가는 풍문으로 여기는게 맞겠다 싶다"고 일축했다.
시민들의 판단에 앞서 (주)자광이 관련 계획을 실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지만, 하나같이 쉬워보이는 게 없다.
전라북도와 전주시 담당자는 '도시기본계획' 및 '용지변경' 등에서 막힐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대규모 개발이 가능할지 회의적이란 입장이다.
초고층 건축 계획이 실현되려면 먼저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가 있는 효자동의 도시기본계획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
도지사 승인이 필요한 변경인데, 현재 효자동 인구가 상한보다 2만명 많은 10만여명이어서 오는 2025년까지 변경이 불가능하며, 특히 인구 분산이 아닌 추가로 증가하는 개발 계획이 포함된 변경은 불가하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해당 조건이 해소된 후에도 (주)자광 측은 토지 소유권 95% 이상을 확보한 후, 전주시에 용도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주)자광은 전북도 소유의 구거지 6,228㎡(약 2.8%)와 전주공장을 둘러싼 시 소유의 시설녹지 약 3.4% 중 구거지를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 부지를 확보하면 부동산 사업만으로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난 2015년 허가권자인 전북도의회는 한양제이알디 등이 전주공장을 매입하려 시도할 때 "도민 정서가 반영될 때만 매각이 가능하다"며, 전주시민과 도민의 여론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전주시는 당시 "대규모 주택개발은 전주시민과 전주시의 뜻이 아니다"며 개발의도 자체를 차단한 바 있다.
현재도 전주시는 "사업계획이 들어오면 환경, 교통, 법적 가능성 등 타당성을 따져보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여론"이라고 강조한다.
전주시 담당자는 "주변 아파트 주민 의견이나 시민 정서 등 만만치 않은 문제가 산적한 것으로 안다"며 "매각·매입 당사자들이 사전에 전주시와 어떤 조율도, 자문을 구하지도 않아 무슨 내막인지 정말 모르겠다"고 밝혔다.
결국, 초고층 건축 계획은 변경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게 중론이다.
이날 네티즌과 대한방직 주식 토론방 등에서는 "대한방직의 또 다른 주가 부양책"이라거나 "자광건설의 자가 홍보의 일환"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자광건설 측과 수차례 연결을 시도했으나, 입장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도내 건설업 관계자 L씨(50)는 "초고층 계획이 어긋나더라도 부동산 가치가 존재하고, 상황이 변해 주거 및 상업시설 개발이 가능한 때가 온다는 판단이 서면 (주)자광의 행보엔 이상이 없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주)자광이 걸림돌을 이유로 향후 계획 변경을 요구할 때 전주시와 전북도의 판단이 중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건축 중인 세계 최고층 건물은 2019년 완공을 앞둔 사우디의 킹덤타워가 높이 1,000m로 1위에 올라 있다.
이어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가 2위, 2020년 완공 예정인 중국 쑤저우의 중난센터가 3위 등을 차지하고 있으며, 123층의 롯데월드타워는 10위다.
전주에 143층이 건축되면 단숨에 세계 2~3위 건축물이 된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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