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의 사계가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서정적인 국악관현악 선율로 다시 피어난다.
  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 조용안)은 제44회 정기연주회 <위대한 전통, 한국의 맥 ‘나라음악, 바람을 품다’>를 11월 1일과 2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무대에 올린다.
  전라북도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주제로 서곡 ‘바람을 품다’, 봄 ‘섬진강’, 여름 ‘채석강’, 가을 ‘지리산’, 겨울 ‘덕유산’의 아름다운 자태와 예인의 땅, 전라북도를 노래하는 ‘나라음악(국악)’까지 총 6개의 작품을 초연으로 연주한다.
  다양한 작곡활동으로 기량을 인정 받고 있는 ‘계성원’, ‘김백찬’, ‘강성오’, ‘강상구’, ‘안태상’이 작곡을 맡아, 시대와 조화를 이루는 전통예술의 창조적 발전을 모색한다. 창극단과 ‘판소리 아카펠라’도 ‘삶의 현장과 함께 하는 성음’으로 음악의 깊이를 더한다.  
  <서곡, 바람을 품다 ‘예맥의 땅’>은 전통 예술의 맥이 유구하게 흐르는 땅, 전북의 아름다움을 국악관현악과 판소리 구음에 담은 서사적인 곡이다. (작곡/계성원)
  <봄꽃에 머물다 ‘섬진강, 이화도화(梨花桃花)’>는 웅장한 산과 거대하지만 묵묵하게 흐르는 강물의 모습 앞에 봄을 알리는 배꽃과 복사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섬세한 선율을 들려준다. (작곡/김백찬)
  <아카펠라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여름일기 ‘채석강’(소적벽)>은 부안 출신의 시인 신석정의 시 ‘채석강 가는 길’을 발췌하여 악곡을 구성하였다. 합창의 아카펠라 형식이 판소리 4중창 형식과 국악관현악이 조화를 이루도록 악곡을 구성하였다. (작곡/강성오) 
  지리산의 장엄한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담은 <가을소리 ‘紅, 지리산 물들다’>는 산을 바라보는 격한 감동과 심장의 고동소리를 다양한 리듬의 변화로 표현하여 생동감 있는 아름다운 선율로 그려내고자 하였다. (작곡/강상구)
  인고의 세월을 지나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꿈꾸는 <겨울·눈, 내리는 날 ‘덕유산 설천’>은 총 3악장으로 이루어진 관현악곡으로 눈 내리는 풍경을 그려낸 곡이다. 살얼음 진 냇가에 내리는 하얀 눈이 주는 따뜻함과 포근함, 눈 덮인 산의 진하고 웅장한 풍경을 담아냈다. (작곡/안태상)
  <에필로그, 나라음악 ‘예인의 땅, 영원한 예향’>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움츠려진 몸이 펴지 듯 생동하는 봄의 기운들. 평온한 시골마을에 봄이 오는 풍경을 상상하며 소생의 몸짓과 봄이 주는 따뜻함, 생동감을 마치 그림 그리듯 작곡하였다. (작곡/계성원) 
  한편 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전통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4개년 예술대장정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전북의 역사와 환경, 예술과 삶의 생명력을 주제로 2015년 ‘전통과 복원’, 2016년 ‘실험과 대안’을 다뤘고 2018년에는 ‘전라 천년’을 무대작품화 한다.
  신동원 국악원장은 “이번 정기연주회는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이 땅의 이야기를 국악관현악 고유의 아름다운 선율로 들려드리기 위해 모든 예술역량을 응집한 무대”라고 밝혔다.
  조용안 관현악단장은 “인자하게 품어 온 어머니, 아버지의 숭고한 삶과 봄·여름·가을·겨울을 수 놓는 아름다운 전라북도 산과 강을 국악관현악으로 조심스럽게 들려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